‘여수강태공팀’ 0.750㎏으로 1위
참가팀 중 유일하게 두 마리 낚아
0.71㎏ ‘그들V2팀’ 8년 만에 2위
3위는 돌도다리 잡은 ‘불가사리팀’
19일 충남 당진 석문방조제 일원에서 열린 제8회 세계드론낚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여수 강태공’팀 정재원(51)씨의 소감이다. 정씨는 친한 후배들인 김웅영(45), 김종선(45)씨와 함께 세계드론낚시대회에 꾸준하게 참여해왔고, 여러 번의 도전 끝에 우승을 일궈냈다. 이들은 이날 모인 97개 참가 팀 중 유일하게 2마리를 낚는 데 성공했다. 대회 시작 1시간이 갓 지났을 때 0.328㎏의 도다리를 잡은 뒤 그로부터 3시간 뒤에 0.422㎏의 도다리를 하나 더 잡았다. 총 무게는 0.750㎏. 2위인 ‘그들V2’팀이 0.71㎏짜리 도다리로 이날 가장 큰 대어를 잡았지만, 우승은 ‘여수 강태공’팀의 차지였다. 잡은 물고기의 무게 총합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이 대회에서 가장 그 취지를 잘 살린 셈이다.

정씨는 “한 마리를 잡았을 때만 해도 이 정도면 만족해야지 했는데, 막상 잡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 바람이 워낙 세다 보니 드론만 안전하게 날리다 잘 마무리하자는 마음으로 욕심을 버렸는데, 욕심을 버렸더니 또 한 마리가 찾아와서 1등을 하게 됐다. 그래서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드론낚시는 역할 분담이 핵심이다. 이들의 팀워크는 남달랐다. 김웅영씨는 “낚시는 각자 좋아했지만, 드론으로 뭉치게 됐다. 드론낚시가 누군가는 드론을 날려야 하고, 누군가는 낚시 스킬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가 합이 잘 맞다 보니 셋이서 한 팀을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금 500만원은 팀원 셋이서 공평하게 나눠가질 계획이다. 정씨는 “셋이서 나누긴 하겠지만, 결국 셋 다 아내에게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번에 이렇게 상금까지 받아왔으니 앞으로는 드론낚시대회에 나가는 걸 권장할 것 같아서 그게 제일 큰 수확이지 않나 싶다”고 껄껄 웃었다.

0.71㎏에 이르는 도다리를 잡은 ‘그들V2’팀은 2위를 차지했다. 1위와 겨우 0.04㎏ 차이다. 경기 막판까지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 종료 30여분을 앞두고 2마리를 잡은 여수강태공팀에 아쉽게 밀렸다. 그들V2는 2018년 세계드론낚시대회부터 매년 꾸준히 참가했다. 8년 만에 당당히 2위에 입성하며 내년엔 1위를 낚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임정준(46·서울)씨는 “드론낚시대회는 매년 다 참가했는데 한 번도 수상한 적이 없다”며 “8년 만에 처음으로 2위를 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내년엔 반드시 1위에 오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들V2는 이번 대회에서 오류 횟수를 줄여 도다리를 낚을 수 있었다. 임씨는 “우리 팀만의 노하우인데, 낚시와 드론 비행의 조합을 잘 맞춰서 버리는 시간이 없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했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행착오로 인해 버리는 시간이 많았는데, 올해 그 부분을 줄여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3위는 무게 0.69㎏의 돌도다리를 잡은 ‘불가사리’팀에 돌아갔다.

아내와 함께 온 박인규(43·인천 미추홀구)씨는 ‘미끼 전략’이 들어맞았다고 했다. 드론낚시만 10년여 한 ‘베테랑’ 박씨는 “어느 시기에 어떤 물고기가 나오는지 알아야 한다”며 “갯지렁이를 소금에 절였는데, 도다리가 염장한 지렁이를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고, 그게 확실한 전략이 됐다”고 말했다. 이 전략 덕분에 박씨는 가성비 있는 드론 낚시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2년여 동안 드론낚시대회를 분석했는데, 물고기를 잡으려면 미끼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계획이 맞아떨어지면서 강풍에 드론을 8차례 정도밖에 못 날렸는데도 2위에 오르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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