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윤여정이 여러 매체를 통해 아들이 동성애자이며 뉴욕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힌 가운데, 예일대 교수가 이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과 교수는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시스템(SNS)에 "한국에서 가장 용기있는 연예인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홍석천씨를 꼽는다"고 적었다.
나 교수는 "그가 커밍아웃한 2000년 이후 단 한 명의 유명 연예인도 그의 길을 따르지 못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윤여정이 최근 매체 인터뷰에서 영화 '결혼 피로연'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큰아들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사실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최근, 윤여정은 영화 '결혼 피로연'의 개봉을 앞두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첫째 아들이 동성애자로 커밍아웃 했다고 밝혔다.
'결혼 피로연'은 1993년 나온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는 동성 커플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계획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윤여정은 이 영화에서 손자가 트랜스젠더 여성과 결혼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할머니를 연기한다.

해당 인터뷰에서 감독 앤드루 안은 "윤여정이 영화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그리고 관계의 역학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라며 "영화는 여러모로 그녀에게 매우 개인적인 경험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에 윤여정은 "내 첫째 아들이 2000년에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다"라며 "뉴욕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을 때, 저는 그곳에서 아들의 결혼식을 열어줬다"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한국에서는 아직 비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뉴욕으로 왔다"면서 "고국에서는 이 사실을 밝혔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아직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들은 내게 책을 던질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여정은 "이제 아들보다 사위를 더 사랑한다"고 말하며 "우리나라에서 동성애를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 교수는 자신의 SNS 게시물에 "윤씨 말대로 한국 사회는 굉장히 보수적인 사회이고 미국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대수냐 싶을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 사회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일 수 있음을 잘 알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평소에도 솔직하고 진솔한 인터뷰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로 다시금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가족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윤여정의 행보에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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