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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재판서 '의원 끌어내기' 공방…"불이행 가능?"vs"그게 할 지시냐"

입력 : 2025-04-21 12:41:18 수정 : 2025-04-21 12: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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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로 출동했던 군 사령관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정치인 끌어내기 지시'를 두고 법정에서 말싸움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상부의 지시가 아닌 현장 지휘관의 독자적 판단이 아닌지 물었으나 증인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고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앉아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대령)은 21일 오전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2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윤 전 대통령 측 반대신문을 받았다.

 

그는 비상계엄 당일 국회로 출동했던 군 사령관이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등에 출석해 당시 상부로부터 국회에서 '정치인 끌어내기'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조 대령에게 '이진우 당시 수방사령관으로부터 본청 내부에 진입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시간을 12월 4일 오전 0시4분으로 특정했는데 그럴 수 있던 이유가 무엇이냐' 질문했다.

 

조 대령은 "40~45분이라고 말했고 특정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당시 끌어내기 지시에 '예하부대 단독으로 할 수 없어 특전사와 소통해 보라'고 이 사령관에게 건의했다.

 

송 변호사가 사령관 지시에 불가하다는 취지로 건의하는 게 가능하냐는 취지로 거듭 묻자, 조 대령은 "그게(정치인 끌어내기) 군사 작전적으로 할 지시냐"고 되묻기도 했다.

 

조 대령은 이어 "군사작전에는 의원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을 수 없고 왜 그렇게 지시했을까. 잘 알고 계시는데"라고 되물었다. 방청석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조 대령은 "감히 소령이 3성 장군(중장, 이 전 사령관)에게 (지시를 못 따른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왜 그랬을 지는 생각해 보시면 알 것"이라고 거듭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지난 2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 측은 국회 출입을 차단하고 정치인을 끌어내라는 지시는 상부가 시킨 것을 하급자가 이해해 판단한 '추정된 과업'이 아니었냐는 취지로 신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조 대령이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다 끌어내야 된다'고 지시했다는 예하부대 윤모 소령의 검찰 진술조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치인 끌어내기'는 조 대령의 자체적 판단에 의해 이뤄졌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조 대령은 "임무일 것이라고 추론한 게 아니라 '인원을 끌어내라'고 했지 않나"라며 명시적 임무였다고 반박했다. 이 사령관이 지시를 철회했다고 묻자, 조 대령은 "철회한다고 그 명령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되물었다.

 

또 자신이 윤모 소령에게 말한 '인원'은 "전반적인 맥락 속에서 국회의원이 아닌 다른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증인이 그렇게 지시했다는 거냐'고 묻자 "제가 지시한 게 아니다. (제 표현이) 인원인지 의원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 기억과 행동 전반적인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아닌 다른 인원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변호인단은 이번에는 조 대령의 진술이 때와 장소에 따라 자꾸 바뀐다는 취지로 신문을 이어갔다.

 

윤갑근 변호사는 "지난번에 헌재에서 서강대교를 돌았다고 했는데 어느 것이 사실일까"라며 "기억을 못하는 건가. 계산을 하지 말고 말하면 되지 않나"라고 캐물었다.

 

윤 변호사는 "검찰 진술과 헌재 증언, 본 법정에서의 증언이 다 다르다"고 했고, 조 대령은 "다 사실"이라고 했다.

2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공판 모습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조 대령은 "저희 부대 움직인 거 보면 말보다도 액션(행동)이 논리에 타당하다"며 "서강대교 북단에 멈췄고 제가 윤모 소령에게 '오지마라, 상황이 이상하다, 오면 너희도 시민들도 다친다'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왜 그랬겠나"라며 "조사를 받아보니 어떤 것은 분명하게 기억나는 게 있고 어떤 건 모호하게 기억이 나는데, 윤모 소령 건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의 꼬리잡기식 질문이 이어지자 조 대령은 발언권을 얻어 재판부에 타임라인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조 대령은 이날 "상정해 연습한 적 없다. 계엄(훈련) 자체가 없다"고도 대답했다. 앞서 14일 "계엄은 늘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는 윤 전 대통령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조 대령에 대한 반대신문은 점심 식사 후 계속 이어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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