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1순위 마감률’이 3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청약시장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서울은 견고한 수요를 바탕으로 높은 1순위 마감률을 유지하면서 지역별 양극화 추세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25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 단지의 1순위 마감률은 2021년 55.8%에서 2022년 30.1%, 2023년 19.28%, 지난해 19.26%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역시 이달 셋째 주까지 1순위 마감률이 8.1%에 그친 만큼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분양 단지들이 1순위 청약에서 얼마나 마감되는지를 보여주는 1순위 마감률은 청약시장의 온도와 분양 성과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분양업계는 전국 1순위 마감률이 하락 곡선을 이어가는 만큼 최근 청약 수요가 점차 위축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청약 경쟁률 역시 과거보다 부진한 상황이다.
2020년 전국 평균 경쟁률은 27.7대 1에 달했으나 2021년 19.7대 1, 2022년 7.4대 1로 급락했다. 2023년과 지난해는 각각 11.1대 1, 12.5대 1 수준에 머물렀다.
전반적인 수요 위축 속에서도 서울은 예외적인 강세를 보이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모습이다.
서울의 1순위 마감률은 2022년 61.1%에서 2023년 66.7%, 지난해 71.9%로 2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마감률 순위에서도 서울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3위, 2위에 오른 데 이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대구의 경우 2022~2024년 1순위 마감 단지가 단 한 곳도 없었다. 대전, 광주, 부산 등 주요 광역시에서도 경쟁률 하락과 미달 사례가 잇따르며 서울과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의 독주 체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향후 서울 지역 공급 감소 우려와 함께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지속하면서 서울로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견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수도권 외 지역은 고분양가나 경기 침체, 입지의 한계 등으로 미달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서울은 공급 자체가 귀하고 기대 수익이나 실거주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수요자의 청약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 이후에도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지속한다면 청약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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