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1 남아… 비겨도 북중미 직행
최근 패배 40여년 전… 전적 압도
홈팬 응원·김민재 결장은 변수
손흥민도 상태 나빠 출전 불투명
유럽파 설영우, 대표팀 첫 골 의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승점 1만을 남겨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라크를 제물로 대회 11회 연속 진출 확정의 축포를 쏠 준비를 마쳤다. 35년 만에 치르는 이라크 원정경기에 대표팀은 최소 인력만 파견했고, 수비의 핵 김민재(뮌헨)도 부상으로 동행하지 못한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하지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유럽파를 앞세워 승전보와 함께 월드컵 티켓을 가지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은 6일 오전 3시15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을 치른다. 무패로 B조 1위에 올라 있는 한국은 이 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1986 멕시코 대회부터 쉬지 않고 11차례 연속으로 월드컵 무대에 나서게 된다.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해 월드컵 본선 진출은 12번째가 된다.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이 이라크보다 낫다. FIFA 랭킹에서도 대표팀은 23위로 이라크(59위)에 앞선다. 상대전적에서도 10승12무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경기인 3차 예선 홈 경기에서도 대표팀은 이라크를 3-2로 물리쳤다. 최근 패배로 기록된 경기를 찾으려면 0-1로 졌던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최종예선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한국은 이라크에 강했다.

다만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완전하지 않은 전력으로 이번 경기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김민재가 빠진 데다가 손흥민(토트넘)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결장 가능성이 높다. 낯선 환경도 부담이다. A대표팀이 이라크에서 경기를 갖는 건 1990년 2월 바그다드에서 열린 친선전 이후 35년 만이다. 그동안 이라크는 전쟁 등 국제 정세 급변으로 홈 경기 대부분을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근 중동국가에서 치렀다.
대표팀은 여행금지 국가인 이라크에서 치러지는 경기를 위해 최소 인력을 파견했지만 경기장에는 6만5000명 이라크 팬이 몰려 일방적인 응원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어느 때보다 열광적인 반응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B조 3위인 이라크는 한국을 물리치면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1986 멕시코 대회 이후 월드컵 무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그레이엄 아널드 전 호주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데뷔전을 앞둔 아널드 감독은 일주일 전부터 선수들을 소집해 한국전에 대비하고 있다. 호주 대표팀을 지휘하던 아널드 감독은 지난해 2월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을 상대했다. 당시 한국은 손흥민의 극적인 골을 앞세워 호주를 2-1로 물리치고 4강에 진출한 바 있다.

2일 출국한 대표팀은 4일 알파이하 스타디움에서 이라크 입성 후 첫 훈련을 진행했다. 먼저 이라크에 도착해 있던 중동국가 리그 소속 권경원, 원두재(이상 코르파칸), 조유민(샤르자), 박용우(알아인)와 대표팀 본진이 만났고, 이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일정을 마친 이강인이 합류해 26명 전원이 팀 훈련에 참여했다. 홍 감독은 “상대 감독이 바뀌고 새로운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이에 잘 대비하고 준비하겠다”며 “이라크가 홈에서 강하지만 우리도 어려운 중동원정에서도 지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경기하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럽에서 첫 시즌을 소화한 풀백 설영우(즈베즈다)는 대한축구협회와 인터뷰를 통해 ‘골까지 넣고 싶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설영우는 수비수지만 올 시즌 즈베즈다에서 UCL 공격포인트를 포함해 공식전 6골 8도움을 기록했다. 설영우는 “대표팀에서 어시스트가 있는데 아직 득점은 없다”며 “유럽에서 뛰면서 얻은 자신감으로 결과를 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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