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시티, 13년 만에 챔프 재도전
‘득점왕’ 길저스알렉산더 공격 선봉에
정규 이어 파이널 무대서도 MVP 조준
‘언더독’ 인디애나, 조직력 자랑
셀틱스 시작으로 강팀 연거푸 제압
에이스 핼리버턴, 반전 드라마 노려
미국 프로농구(NBA) 2024∼2025시즌의 왕좌를 가리는 파이널(챔피언전)이 막을 올린다.
각각 동·서부 콘퍼런스 우승팀인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가 6일(한국시간) 오전 9시30분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의 페이컴 센터에서 열리는 2024∼2025 NBA 파이널(7전4승제) 1차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 NBA 파이널 우승팀에게 수여되는 ‘래리 오브라이언 챔피언십 트로피’를 한 번도 들어 올린 적이 없다. 누가 이기든 팀 역사를 새로 쓰게 되는 셈이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리앗’ 오클라호마시티는 정규리그에서 68승14패로 서부콘퍼런스 1위는 물론 동·서부 통틀어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도 오클라호마시티가 두 차례 만나 모두 승리했다. 오클라호마시티가 파이널에 오른 것은 ‘빅3’ 케빈 듀랜트(피닉스 선즈)와 러셀 웨스트브룩(덴버 너기츠), 제임스 하든(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이 함께 뛰던 2011∼2012시즌 이후 13시즌 만이다. 당시 오클라호마시티는 르브론 제임스·드웨인 웨이드·크리스 보시의 3각 편대를 앞세운 마이애미 히트에 1승4패로 졌다.

현재 오클라호마시티의 간판은 7년차 공격형 가드 셰이 길저스알렉산더다. 2018∼2019시즌 LA클리퍼스에서 데뷔한 길저스알렉산더는 이듬해 폴 조지(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트레이드조각으로 오클라호마시티로 넘어왔다. 그는 한창 리빌딩 작업 중이던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외로운 에이스로 활약하며 기량을 갈고닦았다. 상대 수비를 농락하며 독특한 리듬으로 파고드는 날카로운 골밑 돌파와 뛰어난 득점력,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파이터 기질 등을 앞세워 NBA 최고 득점원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32.7점을 넣어 생애 첫 득점왕에 오른 길저스알렉산더는 소속팀을 전체 승률 1위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도 차지했다. 캐나다 국적 선수의 정규리그 MVP 수상은 스티브 내시(2004∼2005, 2005∼2006)에 이은 역대 두 번째다. 미네소타와의 콘퍼런스 파이널에서도 MVP를 수상한 길저스알렉산더가 파이널 MVP까지 획득할 경우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콘퍼런스 파이널·파이널 MVP를 싹쓸이한 선수가 된다.

오클라호마시티에 맞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전력 차이를 무시해온 팀이다. 이번 파이널 이전 플레이오프 세 차례 관문을 거치면서 만난 밀워키 벅스,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 뉴욕 닉스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처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특유의 조직력과 화력으로 거함들을 침몰시켰다. 인디애나가 파이널에 오른 것은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등장 이전 역대 최고의 3점 슈터로 꼽혔던 레지 밀러가 이끌던 1999∼2000시즌 이후 25년 만이다. 당시 밀러의 인디애나는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 콤비가 버틴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승4패 준우승에 그쳤다.

인디애나의 에이스는 포인트가드 타이리스 핼리버턴이다.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2순위로 새크라멘토 킹스에 지명된 핼리버턴은 데뷔 첫해부터 공격 조립 능력이 뛰어난 포인트가드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미 디에런 폭스(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보유하고 있던 새크라멘토가 정상급 빅맨 도만타스 사보니스를 영입하기 위해 핼리버턴을 인디애나로 보냈다.

3년차에 인디애나로 이적한 핼리버턴은 공격 전개의 전권을 쥐었고, 단숨에 NBA를 대표하는 포인트가드로 성장했다. 인디애나 이적 후 4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9.2∼10.9개의 어시스트를 뿌릴 정도로 공을 오래 소유하면서도 경기당 턴오버는 평균 2개 정도에 그칠 만큼 경기 운영이 안정적이다. 핼리버턴의 공격 전개 아래 파스칼 시아캄, 마일스 터너 등 외곽슛 능력도 갖춘 빅맨들의 공격력이 폭발할 경우 코트 위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무너뜨리는 장면이 재연될 수도 있다. 결국 이번 파이널의 향방은 팀 시스템의 핵심인 길저스알렉산더와 핼리버턴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갈릴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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