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은 지난 4일 ‘캡틴’이자 팀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해주고 있는 내야수 송성문과 6년 총액 120억원을 풀 보장하는 파격 조건의 비FA 다년계약을 발표했다. 보장 연봉 기준으로 SSG 김광현의 131억원(4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야수 중에는 삼성 구자욱의 90억원(5년, 별도 옵션 30억원)을 넘어선 최고액 신기록이었다.
송성문이 향후 키움 타선의 코어라면, 투수진에서는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으로 다음달 소집 해제를 앞두고 있는 안우진이 코어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에 고속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앞세워 타자를 윽박지르는 파워 피처다. 안우진은 건강하기만 하다면 키움뿐만 아니라 국가대표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맡아줄 수 있는 최고의 투수다. 2022년 30경기에서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하며 국내 무대를 평정한 바 있다. 2023년엔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의 성적을 올린 뒤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입대했다.
팀의 미래 설계를 위해서라면 애지중지해도 모자를 판국에 군 복무 중인 에이스가 어깨를 다쳤다. 그것도 자체 청백전의 결과에 따른 벌칙으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안우진은 최근 2군 훈련에 참여했다가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키움 관계자는 5일 “안우진은 최근 2군 훈련 중 어깨를 다쳐 두 차례 정밀 검진을 받았고, 5일 3차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면서 “정확한 몸 상태와 부상 경위, 차후 치료 계획 등은 검진 결과를 종합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단은 정확한 부상 상태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교차 검진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봐도 가벼운 부상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게다가 부상 부위가 어깨라는 점은 더욱 걸리는 부분이다. 투수에게 어깨 부상은 치명적이다. 어깨 연골이나 인대 등에 문제가 생겼다면 선수 생명을 건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이미 안우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상황인데, 여기에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위해 칼을 대는 순간 또 1년 이상의 재활을 각오해야 한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 안우진은 다음달 소집 해제돼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어깨 부상으로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부상 상태에 따라 내년 초에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논란은 어깨를 다치는 과정이다. 안우진이 퇴근 후 자체적으로 훈련을 진행하다 다쳤다면 그나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부상 이유는 펑고 훈련 벌칙으로 알려졌다.
소집해제를 앞두고 키움 2군에서 훈련 중인 안우진은 2일 고양 야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 등판해 1이닝을 던졌다. 당시 구단 코치진은 선수들에게 진지하게 임하라는 의미로 패한 팀 선수들에게 펑고 훈련 벌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안우진이 속한 팀이 경기에서 패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안우진은 몸 상태와 부상 위험을 이유로 벌칙 펑고를 받지 않겠다고 호소했으나 코치진은 강행을 지시했고, 결국 안우진이 펑고를 받다 넘어져 어깨를 다쳤다는 것이다.

펑고 훈련은 주로 내야수들이 받는 수비 훈련이다. 타구 방향 판단 능력과 순발력, 수비 범위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진행한다. 코치가 펑고 배트로 강습 타구를 날리고, 야수들은 쉼 없이 타구를 받아 처리한다. 투수가 펑고 훈련을 받는 건 이례적이다. 특히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할 구단 에이스가 벌칙으로 펑고 훈련을 하다가 다친 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키움은 최근 팀의 대주주지만, 지난 2018년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이후 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아 구단 경영 개입을 금지당한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딸을 공개채용 절차 없이 인턴으로 채용한 게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번 선수 관리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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