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부터 스리랑카서 진행
펜타닐 등 총 76t 유통 차단
‘적색수배’ 한국인 용의자 검거
멕시코에선 신종 마약도 적발
국내 엑스터시 압수 1년새 4배 ↑
경찰이 17개국과 협력해 9조원이 넘는 규모의 합성마약을 압수하고 전 세계 마약 유통책 수백명을 잡는 성과를 올렸다. 불법 밀수 등 국경을 넘어 발생하는 마약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각국 수사기관과 함께 마약 단속에 나선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 6월30일부터 7월11일까지 스리랑카에서 진행한 인터폴 작전 ‘라이언피시(LIONFISH)-마약(MAYAG) 3’ 결과 18개국에서 386명의 마약사범을 검거하고 9조1975억원 상당의 합성마약을 압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압수한 마약은 76t 규모로 합성마약에 많이 활용되는 펜타닐의 경우 1억5100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전명 라이언피시는 싱가포르에 있는 인터폴 글로벌혁신단지에서 최초 기획한 마약작전명에서 따왔다. 거기에 우리말 마약을 붙였다.
경찰청은 2023년 4월 인터폴 사무총국에 마약 유닛을 만들어 전 세계로 유통되는 마약에 대응하고 있는데 이번 작전도 그 일환이다. 지난해 2월 중동, 같은 해 7월 동남아 골든트라이앵글에서 마약단속을 벌였다. 올해는 신종마약을 주제로 중국, 필리핀, 멕시코 등 18개국 수사기관과 공조수사했다. 경찰청은 이 같은 결과를 제13차 국제 마약수사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이번 작전은 합성마약의 제조, 밀매, 밀수를 단속하는 데 초점을 뒀다. 스리랑카 콜롬보에 설치된 작전 조정본부(OCU)에는 전문수사관들과 국제 파트너들이 집결해 국경을 넘은 마약 범죄에 실시간 공조했다.
이번에 검거된 마약범 중에는 인천국제공항으로 대규모 메스암페타민 밀수를 주도한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한국 국적 용의자도 포함됐다. 그는 캄보디아에서 한국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각국 수사기관은 국제 마약조직 검거에 뜻을 모았다. 인도가 적발한 다크넷 마약조직 ‘케타멜론’은 지난 14개월간 600건이 넘는 마약 배송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얀마에서 적발한 차량 2대에는 파인애플 뒤에 숨겨진 헤로인 22㎏과 야바 알약 525만정이 압수됐다. 라오스에서는 메스암페타민 3.9t과 마약 제조장비 10대가 압수됐다.
신종 마약도 보고됐다. 멕시코에서는 아직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펜타닐 원료 물질이 발견돼 인터폴 보라색 수배서 발행이 요청됐다. 미국에서는 펜타닐이 섞인 엑스터시 알약이 압수됐고, 인도네시아에서는 펜타닐, 헤로인, 코카인과 혼합되는 자일라진 116㎏이 나왔다. 모르핀보다 최대 200배 강력한 합성 아편계 진통제인 니타젠도 최근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다.
밀매조직은 일상적인 제품 속에 마약을 숨겨 유통했다. 몰디브에서는 네덜란드에서 발송된 서핑보드에 숨겨진 케타민 3.86㎏이 발견됐다. 미얀마에서는 분말차로 위장된 헤로인이 적발됐고, 필리핀에서는 국제우편, 에스프레소머신, 고양이 사료 봉지 속에서 마약이 나왔다.
국내에서는 엑스터시와 대마초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엑스터시는 2만9117.3g, 대마초는 12만167.6g 압수됐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4.3배, 3.9배 늘어난 수치다.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사범 수도 2021년 2545명에서 지난해 4274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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