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李 알아서 처리한다 해”
정청래 “정치 편향성 오염” 맹공
당내 일각 사법개혁 신중론 나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회동했다는 의혹을 부각하며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7일 제주 4·3평화기념관에서 주재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이 주도하는 사법개혁 논의를 “정치적 편향성으로 오염된 조 대법원장 등 일부 판사 때문에 많은 판사들이 도매금으로 처리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정 대표는 조 대법원장과 윤 전 대통령 내란사건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를 싸잡아 “반성과 성찰을 모른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의 ‘수상한 만남’ 의혹은 전날 민주당 부승찬 의원의 대정부질문 중 불거졌다. 부 의원은 모임 자리에서 둘이 만났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재명 (대통령)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다”라며 “사실이면 사법부가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지 9일 만인 지난 5월1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다. 지 부장판사는 통상 따지던 날짜가 아니라 시간을 기준으로 구속 상태이던 윤 전 대통령을 석방시켰다. 민주당은 이런 판결·결정을 들어 ‘조희대 체제’ 사법부가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내란특검은 제기된 충격적인 의혹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며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내란특검은 수상한 회담을 당장 수사하라”고 촉구했고 황명선 최고위원은 “민주주의를 배신한 사법농단을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도부가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탄핵을 시켜야 한다’는 얘기까지는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자신 역시 “조 대법원장 사퇴를 주장할 때지 탄핵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 상황을 언제까지 지켜볼지 ‘데드라인’ 유무에도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만 답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김남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법부 개혁은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이라며 “정치가 사법 영역을 개혁하는 것은 입법권 행사를 통해 자제력을 가지고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충분한 논의를 강조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