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급성심장정지 발생 건수가 매년 3만여건에 달하는 가운데, 직장 내에서도 잦은 야근을 피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18일 “근무 환경과 근무 시간이 급성심장정지 발생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고, 심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직장 내에서도 적극적인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급성심장정지 발생 건수는 2018년 3만539건, 2019년 3만782건, 2020년 3만1652건, 2021년 3만3235건, 2022년 3만5018건, 2023년 3만3586건 등 매년 3만건을 넘겼다.
급성심장정지는 갑작스럽게 심장 기능이 중단되며 혈액 순환이 멈추는 응급 상황이다. 적절한 대처가 없으면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청은 연세대 원주세브란스병원 차경철 교수팀이 진행하고 있는 ‘심장정지 발생 원인 및 위험 요인 규명 추적 조사’ 정책 연구용역을 언급하면서 “근무 형태와 근무 시간은 급성 심장정지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야간·저녁근무, 과도한 연속 근무는 급성 심장정지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국외 연구에 따르면 하루 11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급성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7∼9시간 근무할 때의 1.6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 심근경색은 급성 심장정지의 주요위험 요인 중 하나다.
차경철 교수팀에 따르면 심부전, 심근경색, 부정맥, 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질환은 급성심장정지의 주요 위험 요인이었다. 이런 질환을 앓고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심장정지 발생 가능성이 높다.
질병청은 급성 심장정지를 예방하려면 과도한 연속 근무를 자제하고, 저녁·야간근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연, 주 1회 이상의 중증도 내지 고강도 운동, 하루 6∼8시간의 충분한 수면, 하루 1회 이상 과일·채소 섭취, 붉은 육류 섭취 줄이기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급성심장정지는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지만, 생활 습관과 근무 환경을 개선하면 예방 가능성이 커진다”며 “개인뿐 아니라 직장 내 건강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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