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블록화 속 협력 확대를”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전 세계 공급망이 블록화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은 지속 가능하고 미래 지향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모하메드 잠루니 칼리드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는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일보 주최 ‘2025 세계아세안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최상수 기자
칼리드 대사는 “불확실한 시기에 파트너십은 전략 차원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한·아세안 자유무역지대는 이미 수십억달러의 무역을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는 2025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은 나라다.
올해로 7회째인 이번 포럼에서는 지속 가능한 한·아세안 관계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양측은 1989년 공식 대화 관계를 수립한 이후 2005년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경제 협력을 본격화했다. 이후 한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에 대거 진출하며 아세안은 한국의 핵심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으로 부상했다.
양측의 협력이 경제에 국한하지 않고 외보·안보, 문화·인적 교류로 확대되면서 2017년 아세안을 한국의 외교 핵심 지역으로 부각한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발표되기도 했다. 2022년에는 이를 계승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통해 양측 관계가 단순한 경제적 파트너가 아니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됐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노건기 통상교섭실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한국의 첨단산업 경쟁력과 아세안의 풍부한 핵심 광물은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양측 관계가 더욱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나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조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반도체·희토류와 같은 핵심 품목의 공급망이 더 이상 수요·공급 원칙이 아닌 경제 안보 측면에서 다뤄지고 있다”며 “아세안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한·아세안 경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인공지능(AI) 주권시대, 한·아세안의 공동 대응과 기회’를 주제로 한 2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이기식 세계일보 사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포럼은 ‘에이펙 2025 KOREA’의 비전과 연계되며 아세안을 단순한 ‘시장’이 아닌 ‘공동 설계자’로 인식하고 상호 전략적 협력 모델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한국과 아세안은 협력의 외연과 깊이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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