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日 강경 우파 정권 출범… 한·일 관계 퇴행 행보 삼가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5-10-21 23:00:00 수정 : 2025-10-21 22:59:59

인쇄 메일 url 공유 - +

다카이치, 反韓 계속 땐 긴장 불가피
서로 손잡고 한·미·일 연대 추동 시급
현실 이익·미래지향 협력 중시해야
Lawmakers applaud as Sanae Takaichi, center, was elected for Japan's new prime minister during the extraordinary session of the lower house, in Tokyo, Japan, Tuesday, Oct. 21, 2025.(AP Photo/Eugene Hoshiko)

일본에서 태평양전쟁 이후 최고의 강경 극우 정권이 출범하며 한·일 관계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는 자민당과 26년간 협력한 온건 보수 공명당이 연립정권에서 이탈해 위기를 맞았으나, 강경 우파 성향의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극적으로 손잡고 집권에 성공했다. 실용외교를 앞세워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해온 이재명정부 입장에서는 극우 성향 총리에, 강경 우파 연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암울한 상황이다.

‘여자 아베 신조’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독도, 일본군위안부, 역사교과서 등 주요 한·일 현안과 관련해 일일이 예를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극적인 반한(反韓) 입장을 견지해왔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의 긴장은 불가피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동안 신념으로 밝혀온 정치적 레거시의 실현을 위해 재임 중 군국주의 상징이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확실시된다. 2001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2013년 아베 총리의 참배가 야기한 동북아 격랑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연립정권 파트너도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외국인 차별을 반대하는 공명당에서 평화헌법 개정을 강조하는 유신회로 변경된 것도 우려할 만하다. 일본의 우경화를 정권 내부에서 견제하던 버팀목의 실종은 한국의 대일 외교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는 이재명·다카이치 시대의 한·일 관계를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다. 한·일 정상과 정부는 양국 관계의 후퇴는 안보, 경제 등 전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중국의 굴기, 북·중·러의 밀착, 미국의 동맹 경시 분위기 속에서 한·일 협력은 필수적이고, 양국 관계 악화는 지역 안정에도 악영향을 준다. 양국은 반목해서는 안 되며 머리를 맞대고 미국을 추동해서 한·미·일 연대를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일은 현실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에이펙을 필두로 대화와 접촉을 이어 나아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 관계의 퇴행을 가져올 언동을 삼가라. 우리 정부도 일본의 우익 정권 출범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거사 문제와는 별개로 외교·경제 협력 등을 강화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기 바란다. 한·일이 흔들리지 않는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오피니언

포토

비비업 킴 '신비한 매력'
  • 비비업 킴 '신비한 매력'
  • 한선화 '코믹연기 기대하세요!'
  • 문가영 뚜렷 이목구비에 깜짝…시스루룩 완벽 소화
  • 이안 '러블리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