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각성 효과보다 ‘숙면’과 ‘컨디션 관리’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국내 커피 시장의 조용한 판도가 바뀌고 있다.
 
 
            한때 ‘커피의 그림자’로 불리던 디카페인 커피가 이제는 커피 산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디카페인, 틈새에서 ‘주류’로 급부상
31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디카페인 제품 매출은 2023년까지 296억원 수준에서 정체됐으나, 지난해 330억원으로 약 10%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는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대표 제품인 ‘맥심’과 ‘카누’ 모두 디카페인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다.
카누의 경우 전체 매출 중 디카페인 비중이 2023년 6.8%에서 올해 8%로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커피전문점에서도 뚜렷하다.
스타벅스는 올해 상반기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이 2150만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급증했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다.
저가 브랜드인 메가MGC커피의 디카페인 판매량도 750만잔으로 1년 새 70%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디카페인 제품에 할인 혜택을 적용하는 등 ‘무카페인 친화 정책’을 강화하며, 주요 커피 브랜드들도 속속 새로운 디카페인 원두·RTD(Ready To Drink)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카페인 각성보다 ‘컨디션 관리’ 중심으로
소비자 인식 변화가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카페인을 단순히 각성 성분으로 인식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기 컨디션을 조절하는 도구로 보고 있다”며 “디카페인은 ‘자기 조절형 커피 소비’의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숙면, 스트레스 완화, 심혈관 건강 등 웰니스 요인이 커피 선택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며 “카페인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층이 늘면서 디카페인은 건강을 지키면서도 커피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디카페인을 단순한 ‘보조상품’이 아닌 독립된 수익원으로 본다.
한 식음료 전문가는 “과거에는 매출 비중이 미미했지만 이제는 주요 브랜드에서 5~10%를 차지한다”며 “향후 디카페인은 프리미엄 시장과 맞물려 산업 내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커피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배려의 커피’로 진화한 디카페인
저가 브랜드까지 디카페인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특정 소비층의 선택이 아닌 보편화 단계 진입을 의미한다.
디카페인은 브랜드 마케팅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단순 ‘무카페인 옵션’이 아닌 브랜드가 소비자의 섬세한 니즈를 존중하는 상징이다.
소비자의 리듬과 건강을 고려한 브랜드일수록 충성도가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MZ세대 역시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잠을 줄여서 일하는 세대’가 아닌 ‘균형 있게 일하는 세대’다. 그들의 커피 소비에서도 카페인보다 ‘리듬’과 ‘자기관리’가 중심이 되고 있다.
◆웰빙에서 ESG까지 가치소비의 확장…“이젠 선택이 아닌 기본”
디카페인 열풍은 단순히 건강 트렌드에 그치지 않는다.
이 시장의 확장은 지속가능한 소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친환경 추출 공법, 공정무역 원두 등 윤리적 소비 요소가 결합되면서 웰빙과 ESG가 함께 가는 새로운 가치 소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커피 한 잔에도 건강·윤리·균형을 고려하는 시대, 디카페인은 더 이상 ‘특별한 옵션’이 아니다.
하루 한 잔의 커피가 ‘나를 깨우는 것’에서 ‘나를 돌보는 것’으로 변하는 지금, 디카페인은 한국 커피 시장이 웰니스 중심 소비 시대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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