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물가상승에 수급 불안정 속
정상품 대비 합리적 가격에 구매 늘어
푸디스트, 2025년 9월까지 총 456t 사들여
농가 소득 안정·폐기 감축 긍정적 효과
정상품과 외관이 다른 까닭에 ‘못난이 농산물’로 불리는 농산물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식품경제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산지에서의 못난이 농산물 구매는 농가와 소비자에게 이로운 상생 사례로 평가받는다. 폐기 비용 부담을 덜고 안정된 판로를 확보하면서 농가는 생산에 집중할 수 있고, 고객은 합리적인 가격에 일정한 품질의 농산물을 얻는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조례로 못난이 농산물 소비를 촉진 중이다. 농산물 폐기 감축, 농가 소득 안정, 가치소비 확산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모델이다.
◆‘과연 팔릴까’ 부담↓… 추가 매출 도모도
식자재 전문기업 푸디스트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계약재배 농가로부터 총 456t의 못난이 농산물을 매입했다고 7일 밝혔다.
푸디스트는 2023년부터 무·사과 등 못난이 농산물을 사들였다. 올해 매입 규모는 2023년(300t)의 두 배가 넘는 650t에 이를 전망이다. 강원 양구·영월·평창, 제주 성산·애월·한림·구좌, 경북 청송·안동 등 전국에 공급지가 걸쳐 있다. 양배추·무·오이·호박·가지·수박 등 품목도 폭넓다. 외관상 상품 가치가 낮아 보여 판매가 어려웠던 농산물도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농민들의 반응도 점차 긍정적으로 변했다.
푸디스트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물가 상승으로 농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농가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책임 있는 구매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농가와 신뢰를 쌓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내 지자체도 다양한 조례와 지원 정책을 마련해 못난이 농산물 소비 촉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남·전북 지역 등은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외관 탓에 유통망에서 제외되거나 낮은 가격 거래로 농업인의 소득 저하로 이어진다며 못난이 농산물의 유통 활성화 필요성을 내세우는 조례를 발의했거나 명문화했다. 충북도는 수확되지 못하고 밭에 방치된 배추를 활용한 ‘어쩌다 못난이 김치’ 브랜드를 2022년 출시해 올해 초까지 약 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기업과 지자체 사례가 맞물리면 못난이 농산물은 단순 할인용이 아니라 가공·업사이클링을 통한 가치 전환, ESG 경영 연계, 소비자 가치소비 실현까지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자리 잡게 된다.
◆기업도, 농민도, 소비자도 ‘대만족’
못난이 농산물의 업사이클링은 단순 판매를 넘어 지속 가능한 식품경제 실현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산물을 가공제품으로 개발하면 유통기한이 늘어나고 상품화 가치가 높아져 폐기량을 줄일 수 있다. 기업은 ESG 경영과 책임 있는 구매 활동으로 소비자에게 브랜드 신뢰를 확보하고, 구매객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가치소비를 실현할 수 있다. 농가 소득 안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규격 외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 폐기 비용 부담이 줄고, 생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일부 식자재 업계에서는 구근류와 과실류 등으로 매입 품목 확대 계획을 세운다. 이는 농가가 다양한 작물 생산에 힘쓸 수 있도록 돕고, 판로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농가는 장기적인 생산 전략도 세울 수 있으며, 경제적 안정 도모와 지역 농업 생태계 전반의 긍정적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는 가격 혜택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착한 소비와 건강한 식생활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서다. 원재료비 절감에 따른 합리적 가격으로 ‘품질 유지’와 ‘환경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구매 만족도도 높인다. ‘취지도 좋고 다양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거나 ‘못난이가 아니라 맛난이 채소라고 부르자’며 못난이 농산물 구매를 독려하는 소비자들의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어지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과 지자체, 농가가 함께 참여하는 못난이 농산물 활용 모델은 지속 가능한 식품경제와 사회적 가치 실현의 핵심 사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사회 전반에 걸친 가치 순환 구조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다카이치 日총리의 급여 반납](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06/128/20251106518657.jpg
)
![[삶과문화] 지금 집이 없는 사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06/128/20251106518472.jpg
)
![RM이 말한 ‘K컬처의 힘’ : 다양성의 언어 [이지영의K컬처여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3/128/20251023514662.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