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여성 등 두명 사망·19명 부상
목격자 “운전자, 점포에 물건 내린 뒤
후진으로 차량 빼더니 갑자기 돌진”
평일 오전 보행자 많은 시간대 발생
가판대 정리하던 상인들 크게 다쳐
경찰, 긴급체포… 음주·약물은 안 해
의식저하 등 증상 ‘모야모야병’ 앓아
13일 오전 10시55분 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60대 상인 A씨가 몰던 1t 트럭이 인도로 돌진해 60대와 70대 여성 2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트럭이 인도로 돌진했다”는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장비 20여대와 대원 60여명을 투입해 구조에 나섰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A씨는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며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경찰은 A씨가 ‘페달 오조작’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시장 내 정차했던 해당 트럭이 급가속하면서 출발하는 장면이 현장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됐다.
◆순식간에 아수라장 된 재래시장
이날 찾은 제일시장은 시민 접근이 통제된 가운데 바닥 곳곳에 매대 잔해와 피해자들 혈흔이 남아 있었다. 한 식당에서는 피해자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이 수조에서 발견됐다. 5년째 횟집을 운영 중이라는 박모(56)씨는 “안에서 일하고 있는데 쿵 소리가 나서 나왔더니 이미 차는 가게를 지나쳐 달리고 있었고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며 “부근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순간적으로 본 것만 10명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가해 운전자는 이날 자신의 생선가게에서 상품을 옮기려고 시장 내에 들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보통 가게 문을 열기 전 일찌감치 트럭들이 들어와 물건을 내리는데 그땐 시장 안에 손님이 없다”며 “오늘은 무슨 일인지 몰라도 트럭이 늦게 왔던 것 같다”고 당시를 전했다.
파란색 1t 트럭은 시장 아케이드 입구 부근에서부터 출발해 끝 지점에 있는 한 점포 매장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채소가게 주인 김모(78)씨는 “손님이 무를 사러 와서 맞이하러 가고 있는데 트럭이 손님과 손바닥 한 뼘 거리를 두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옆 분식점에서 일하는 이는 매대에 치이면서 다쳐 병원에 실려 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청심환을 두 개 먹었는데 아직도 가슴이 벌렁벌렁하다. 사람들이 피투성이 돼서 쓰러져 있는데 누가 안 놀라겠냐”고 덧붙였다.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트럭이 시장 안으로 그대로 돌진해서다. 평일 오전에도 보행자가 많은 시간대여서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상인들은 트럭이 들어설 시점에 가판대를 정리 중이어서 부상 정도가 심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트럭은 약 28m를 후진한 뒤 다시 150m가량 직진하며 보행자들을 쳤다. 직진 100m 지점에서 가장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오가는 사람 많아 인명피해 키워”
부천 오정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트럭 운전자 A(67)씨를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며, 약물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주장하고 있는 급발진 여부에 대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또한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등 절차도 진행할 방침이다.
박금천 부천소방서 현장지휘단장은 브리핑에서 “(트럭 운전자는) 처음에 28m 후진을 했다가 150m 직진하면서 사고를 냈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운전자가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며 “(돌진 과정에서) 점포를 치면서 나가지는 않고 (시장 내) 길을 가면서 사람들을 치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가 페달 오조작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의 소변을 채취해 살펴봤을 때 음주 수치는 확인되지 않아 브레이크·가속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당일 CCTV 영상을 보면 트럭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돌진하면서 매대와 시장 이용자들을 충격하는 모습이 나온다. A씨 트럭의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는 장면은 CCTV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A씨가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질환으로 두통과 구토, 의식저하, 일시적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A씨 가족은 “2∼3년간 치료를 받긴 했지만 평소 운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부천 제일시장은 부지면적이 1만9023㎡ 규모로 오정구에 있는 재래시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동서남북 4개 구역으로 나눠 상인들이 영업 중이다. 1981년 자발적으로 생겨났다가 2006년 등록시장으로 인정됐다. 점포 161개소에서 39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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