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고종의 장증손(長曾孫)인 이준 황손(의친왕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최근의 종묘 주변 개발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종묘를 정치적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라”며 정부와 서울시에 상생 방안을 촉구했다.
이준 황손은 1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계유산 종묘에서 의친왕기념사업회 이사장 자격으로 고종·순종 등 역대 임금과 왕비의 직계 후손인 황실가 인사들의 이같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준 황손은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건축물이고, 문화유산으로 보이고, 누군가에겐 주변을 개발해야할 부동산으로 보이겠지만 우리에겐 친할아버지, 할머니의 신주가 모셔진 경건한 사당임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정치권에서 종묘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삼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 황손은 “종묘는 그 아름다운 건축과 조선왕실과 대한황실의 종묘제례,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종묘제례악과 일무가 오늘날에도 600년 동안 계승되고 있어, 대한민국 제1호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며 “최근 중앙정부의 ‘종묘 주변 경관 보호’와 서울시의 ‘종묘 주변 고층 개발’이라는 논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 사회 만연한 ‘진영 가르기’로 번져 종묘를 폄훼하고 비하하며 정쟁의 도구로 전락되는 것을 종묘의 후손들은 심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황실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500년 궁중생활문화를 계승하고 보존하는 무형유산으로 남을 것”이라며 “종묘는 조선 왕실 후손들의 사당일 뿐 아니라 우리 한국인들의 조상을 모신 사당이고, 조선시대에는 국립현충원 같은 국가사당의 역할을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세계유산으로서 종묘와 종묘의 경관은 보호되고 세운상가 일대의 낙후된 지역은 개발돼야 한다”며 “600년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사대문 안은 그 특색에 어울리는 개발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 황손은 “문화유산은 한 번 훼손되면 다시 찾을 수 없다”며 “세운지역을 개발하는 서울시도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남긴다는 각오로 훌륭한 건축문화유산으로 개발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는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머리를 맞대고, 종묘를 보존하는 동시에 세운지역을 어울리게 개발할 수 있는 상생의 현명한 지혜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종묘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지 말기를 종묘에 모셔진 모든 분들의 직계 후손으로서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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