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들 해외서 공연 시장 확장
팬데믹 거치면서 환경 열악해져
페스티벌 등 활동 무대 마련할 것”
“최근 ‘인디 뮤직’이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고 익숙해졌지만, 예전부터 신(Scene·특정 지역·스타일을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권)에선 ‘언더그라운드 뮤직’이 더 많이 사용됐어요. 아직 주류 음악이 되지 못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한 음악과 그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하죠. 지금 돌아보면 이 단어(언더그라운드 뮤직)가 더욱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내 음악계에서는 올해를 한국 인디 뮤직 30주년이라고 부른다. 1995년 서울 홍대 라이브 클럽 ‘드럭’에서 활동을 시작한 펑크록 밴드 크라잉넛이 ‘말달리자’로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대중에 ‘인디 뮤직’의 존재를 각인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당시 홍대에서는 다양한 라이브 클럽이 생겨 개성 가득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의 무대가 되어줬다.
그들의 음악은 주류 음악인 대중가요와 결이 달랐고, 이에 ‘인디 뮤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독립을 뜻하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와 결합한 ‘인디 뮤직’은 자본, 제작, 유통, 홍보 등 모든 과정에서 대형 레이블이나 기업의 지원 없이 뮤지션이 독립적으로 주도하는 음악을 뜻한다.
그렇게 탄생한 한국 인디 뮤직은 30년간 변화했고 확장했다. 장기하, 혁오 등 일부 인디신 출신 뮤지션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인디신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홍대 라이브 클럽 터줏대감으로 30년 역사를 지켜본 ‘롤링홀’ 김천성 대표는 “인디 뮤지션들이 해외에서 공연을 한다는 점에서 시장 자체는 확장한 것 같다”며 “그들로 인해 새로운 뮤지션들이 계속 인디신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인디신에 체계가 잡힌 점도 좋게 변한 점이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굶으면서 음악을 했다고 한다면, 요즘에는 작더라도 기획사와 매니저가 있는 상태에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체계적으로 음악을 배우고, 공연을 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지점에서 ‘인디 뮤직’이라는 명칭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사 등으로부터 물적·인적 지원을 받는데, ‘인디펜던트 뮤직’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미 이쪽 신에선 예전부터 ‘언더그라운드 뮤직’이라는 말을 사용했고, 언젠가 유명해질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 언더그라운드 뮤직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인디 뮤직이 갈 길이 여전히 멀다고 본다. 그가 보기에 인디신은 “(30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1995년에는 롤링홀을 비롯해 프리버드, 빵 등 개성 가득한 라이브 클럽이 많았어요. 그만큼 뮤지션도 많았고, 팬들도 다양했죠. 특히 미디어에서 홍대 인디신을 주목하면서 초야에 머물던 뮤지션들이 밴드를 결성하는 등 신이 커졌어요. 하지만 2005년에 한 인디 밴드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디신에 대해 안 좋은 시선이 생겼고,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면서 지금은 라이브 클럽을 찾기 힘들 정도로 환경이 열악합니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양한 시도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롤링홀 30주년과 인디 뮤직 30주년을 기념해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을 열었다. YB와 체리필터, 크라잉넛, 넬, 김재중, 우즈, 루시, 검정치마, 장기하, 혁오, 잔나비 등 인디 뮤지션을 포함한 다양한 뮤지션들이 무대를 채웠다.
“(페스티벌이) 지난 30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공연 당시 눈물을 흘리는 뮤지션도 있었습니다. 팬들이 주는 사랑,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고마움 등 다양한 것들이 겹쳤겠죠. 그걸 보면서 아직 ‘낭만을 꿈꾸는 뮤지션’이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저희(롤링홀)가 포기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거죠.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롤링홀 자체에서 하는 공연 등 꾸준히 뮤지션들이 인디신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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