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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2년만에 6%대…환율은 1450원대 ‘뉴노멀’ 우려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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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7 10:03:38 수정 : 2025-11-17 10:03:37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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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2년 만에 다시 6%대까지 치솟았다. 은행들이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문턱을 대거 높인 가운데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늘면서 일부 구간에선 신용점수가 높은 사람이 저신용자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역전 현상’도 벌어졌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를 시민들이 지나는 모습. 연합뉴스

◆취약층 혜택에 ‘금리역전’도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고정)형 금리는 14일 기준 연 3.930∼6.060% 수준이다. 혼합형 금리 상단이 6%를 넘은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두 달여 전인 지난 8월 말(연 3.460∼5.546%)과 비교하면 상단이 0.514%포인트, 하단이 0.470%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지난 5월부터 2.5%로 동결돼 있는데도 대출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은행들이 자금 조달할 때 적용받는 시장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장금리는 향후 기준금리 방향이 선반영되는데, 최근 집값과 고환율 때문에 올해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이창용 한은 총재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공식 입장은 통화완화 사이클 유지이나 금리 인하의 규모, 시기, 방향 전환 여부까지 새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말한 뒤, 서울 채권시장에서 1년물을 제외한 모든 만기의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8월 말 2.836%에서 지난 14일 3.399%로 0.563%포인트 뛰었다. 변동형 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는 같은 기간 0.010%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에 호응하고자 지표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가계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이자 혜택이 늘면서 중·저신용 구간에서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일부 은행에서 지난 9월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 중 신용점수 600점 이하 대출자의 평균 금리가 직전 상위 구간보다 낮은 경우가 상당수 확인됐다.

 

NH농협은행의 경우 700∼651점 대출자의 평균 금리는 연 6.11%, 650∼601점 대출자는 연 6.19%로 600점 이하 대출자(5.98%)보다 높았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750∼701점 대출자(연 4.92%)보다 600점 이하 대출자(4.73%)의 평균 취급 금리가 낮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규제 강화로 대출이 많이 막힌 상황에서 햇살론 등 정책대출상품은 신용점수가 낮은 고객이 대상이다 보니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지원은 필요하지만, 시장기관인 은행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기보단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한 정책적인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 오름세와 한도 축소 현상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주기·혼합형 금리를 지표 금리인 5년물 금융채 상승 폭(0.09%포인트)만큼 추가로 인상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 상품들의 금리는 4.11∼5.51%로 오른다. 하나은행은 17일부터 영업점을 통한 모기지신용보험·보증(MCI·MCG) 신규 신청을 중단한다. MCI·MCG는 주담대 신청 시 가입하는 보험으로,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한도가 감소한다. 서울 지역은 5500만원, 경기 지역은 4800만원의 한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6월부터, 신한은행은 지난 8월부터 모기지 보험 가입을 제한해 왔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1일부터 가입을 중단했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6.0원 내린 1,451.0원으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최약체 신세된 원화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이달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꺾이지 않는 달러 강세에 1450원대 고환율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14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457.0원이었다. 전날 1475.7원까지 오르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14일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자 1450원대로 떨어졌다.

 

올해 이어지는 고환율 수준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을 뛰어넘는다.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연평균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이 1415.28원으로, 1998년(1394.97원)보다도 높다. 올해 주간 거래 종가가 1450원을 넘긴 날은 총 50일로, 전체 거래일(211일)의 24%에 달한다. 

 

원화는 ‘강달러’에 좀처럼 맥을 못 추며 이달 주요국 통화 중 ‘최약체’로 전락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1.38% 하락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집권하면서 약세가 두드러진 엔화(-0.36%)보다도 낙폭이 컸다. 캐나다달러(-0.08%), 호주달러(-0.06%)도 원화보다는 하락 폭이 훨씬 작았다. 유럽연합 유로(+0.72%), 영국 파운드(+0.15%), 스위스 프랑(+1.32%), 스웨덴 크로나(+0.54%), 중국 역외 위안(+0.32%), 대만달러(+0.21%)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커지고 있는 외환시장 균형 이탈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16일부터 이달 11일 달러인덱스는 96.6에서 99.7로 약 3.1% 올랐다. 반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그 두 배인 6.1%나 뛰었다. 변동률이 엔·달러(4.6%), 달러·유로(-1.7%), 위안·달러(0.1%)보다도 컸다.

 

최근 환율 상승의 가장 큰 이유로는 일명 ‘서학개미’들의 해외투자 증가가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는 36억3000만달러, 일평균 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달(68억1300만달러·일평균 2억2000만달러)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엔화 약세 효과 등이 원·달러 환율을 떠받치는 요소로 분석된다.

 

고환율은 기업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다. 실제 지난달 환율이 2% 넘게 오르면서 수입물가지수 상승 폭(전월 대비·1.9%)이 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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