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의 아이유’ 양희은. 1952년생인 그는 70년대 청바지와 통기타 열풍을 이끈 청년 문화의 아이콘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크음악의 여왕이었다. 그의 독보적인 목소리는 ‘거장’이나 ‘디바’라는 수식어로도 부족했다. 그야말로 한 시대를 대변하는 보컬로, 수많은 명곡을 발표하며 최정상의 아티스트로 평가받았다.
가수로서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대성공을 거뒀지만 그의 인생에는 불행과 불운의 이면이 많았다.
그는 불우한 성장기를 보냈다. 육군 대령 출신인 아버지는 외도로 가정을 버리고 떠났다가 양희은이 12살 무렵 병으로 요절했다. 어머니는 양장점을 운영하며 홀로 세 딸을 키웠다. 하지만 화재로 양장점을 잃게 됐고, 보증까지 잘못 선 바람에 전 재산을 날려 길바닥에 나앉는 신세가 됐다.
이에 맏딸인 양희은은 10대 후반부터 생계 전선에 뛰어들며 집안을 도와야 했다.
서른 살이던 1982년에는 난소암 말기 진단을 받고 생과 사를 오갔다. 당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을 정도로 위중한 상태였는데 장간막, 전 자궁 절제 등 2번에 걸친 수술과 투병생활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예후가 나빴음에도 다행히 암을 극복하긴 했으나 그 후유증으로 불임 판정을 받고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됐다. 남편 조중문 씨와는 일을 겪은 후에 만나 3주 만에 초스피드로 결혼했다. 양희은은 이에 대해 지난 2023년 8월 9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첫눈에 반했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 역시 지난 1993년 급성 다발성 류머티즘성 관절염 진단으로 투병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양희은은 물심양면으로 남편을 수발하며 그의 재기를 도왔다. 결국 1998년 일상생활이 가능해질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인생의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굴곡진 삶을 살아온 양희은이지만 남편을 만난 후 반려견들을 자식 삼아 긍정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고 밝혔었다. 이에 양희은의 사연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의 행복을 바라며 응원을 보냈다.
이제 어둠이 걷히고 기쁜 일만 있기를 바랐건만, 최근 양희은이 뜻밖의 사실을 고백해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겼다.
지난 12월 10일 양희은은 자신의 SNS를 통해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습 중인 근황과 함께 ‘무대공포증’을 호소했다.
양희은은 “연주팀과 오랜만에 모여 연습하기!!! 난 연습할 때가 제일 좋다”라면서도 “무대공포증은 가실 줄 모르고 언제나 나를 쫄게 한다”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희은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무대공포증을 언급해왔다. 그는 지난 2006년 11월 MBC ‘김동률의 포유’에 출연해 “마이크를 잡은 지 35년이 지난 지금도 무대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흥미롭게도 젊은 시절에는 무서움을 모르고 노래를 불렀지만 40세가 넘어가면서 무대공포증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양희은은 2021년 4월 11일 MBN 예능 ‘더 먹고 가(家)’에 출연해 “2년 동안 노랫말이 안 나왔다. 왜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는지 자책하며 죽어라 연습했는데 그래도 안 되더라. 결국 치매 검사까지 받았다”라고 털어놔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당시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무대공포증으로 슬럼프에 빠졌다고 한다. 그는 “노래를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됐다”라고 전해 정신적인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하게 했다.
더욱이 그의 어머니 윤순모 씨가 9년간 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만큼 가족력도 무시할 수 없어 치매에 대한 두려움도 한몫했으리라 생각된다.
한편 양희은의 고백을 접한 네티즌들은 “54년 된 베테랑 가수가 무대공포증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노랫말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정신적 고통이라니…너무 힘드셨겠다 선생님! 파이팅입니다”, “늘 최고의 무대 보여주셨는데 안타깝네요. 힘내세요” 등 걱정을 염려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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