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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파일서 빠진 트럼프… 美법무부 ‘선택적 공개’ 논란

입력 : 2025-12-21 20:00:00 수정 : 2025-12-21 21:24:51
윤선영 기자 sunnyday70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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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상자’엔 클린턴 사진 도배
공개 자료 일부 하루 새 슬쩍 삭제
피해 여성 인터뷰 등 검열 정황도

공화 내부서도 “전부 공개” 비판
법무장관은 “의도적 삭제 아니다”

미국 법무부가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자료 일부를 공개한 뒤 후폭풍이 확대되고 있다.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택적’으로 수사 자료를 공개했다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이미 공개한 자료 일부가 하루 만에 슬그머니 삭제된 사실까지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워진 자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클린턴 측 “트럼프의 정치 꼼수” 비판 19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왼쪽 사진 오른쪽) 관련 사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함께 서서 웃고 있다. 클린턴 측은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린 대중의 관심을 돌리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비난 중이다.  미 법무부 제공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법무부가 공개한 수십만 쪽의 엡스타인 수사 자료 가운데 최소 16건이 게시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들 자료 중에는 엡스타인이 맨해튼 자택에서 사용하던 가구를 찍은 사진도 있었는데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등장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진 속 서랍 안에 들어 있는 또 다른 사진에서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엡스타인의 오랜 연인이었던 길레인 맥스웰과 함께 등장한다.

법무부는 삭제한 자료들에 별다른 공지를 하거나 이유를 알리지 않았고 법무부 대변인 역시 언론인들의 관련 물음에 즉답을 피했다. 다만 법무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사진과 기타 자료는 법률에 따라 계속해서 검토·편집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파일은 완전히 검게 지워진 채 공개되기도 했다. 전화 기록, 여행 일지, 엡스타인의 여성 피해자들의 인터뷰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 사건 파일 등이 검열됐다.

지난달 미 상·하원이 만장일치 수준으로 가결한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에 따른 이번 수사자료 공개에는 트럼프 대통령 관련 자료는 최소화된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인 민주당 출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진은 대거 풀려 이미 논란이 커진 상태였다. 공개된 자료 속 사진에는 얼굴이 가려진 여성의 허리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팔을 두르거나 또 다른 여성과 욕조에 함께 들어가 있는 모습이 담겼다. 클린턴 전 대통령 측 앤젤 우레나 대변인은 이에 성명을 내고 “그들이 20년이 넘은 흐릿한 사진들을 아무리 공개해도 이 사안의 본질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모두가,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희생양이 아니라 답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설상가상으로 CNN은 법무부가 전날 자정 무렵 추가로 공개한 자료에 ‘트럼프가 엡스타인을 찾는 전화를 했다’는 손 글씨 메모도 있다고 보도했다.

‘선택적 공개’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법무부는 공개 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삭제하려는 노력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은 전날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공개 가능한 모든 문서를 공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의혹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더 ‘엡스타인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공화당 진영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그 헤이 전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런 내용은 애초에 전부 공개하고 차라리 한 번에 큰 혼란을 겪고 넘어가는 편이 낫다고 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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