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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건축왕 남모씨, 동해 망상지구 사업 ‘최문순(전 강원도지사)이 들어오라 했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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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4-21 13:57:26 수정 : 2023-04-21 18: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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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에서 2700억원대 전세 보증금 사기 사건을 벌인 ‘건축왕’ 남모(61)씨가 2018년 강원 동해 망상1지구 사업을 따낸 것을 두고 그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남씨는 본인이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반대하는 지역 인사를 만나 “강원도지사가 오라고 해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최문순 전 도지사가 지사로 있던 때다.

 

지난 2021년 3월 25일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망상지구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가 강원 도청 앞 광장에서 망상1지구 개발사업시행자 지정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업가 남씨가 대표를 맡은 동해이씨티국제복합관광도시개발(동해이씨티)은 2018년 11월2일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망상 제1지구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망상지구 개발사업은 강원도가 2013년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2015년 한 시행사를 개발사업자로 선정했으나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이에 강원도는 2018년 동해이씨티를 새로운 개발사업자로 선정했다. 망상지구는 1∼3지구까지 있는데, 동해이씨티가 따낸 제1지구가 전체 면적의 87%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망상 제1지구가 동해 망상지구의 핵심인 셈이다. 1지구의 사업비는 6674억원 규모다.

 

동해이씨티가 망상1지구의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이후, 지역주민들 사이에선 반발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동해이씨티는 망상1지구에 빌라와 아파트 9000여가구를 짓겠다고 계획했는데, 이는 주민들이 생각한 바가 아니어서다. 당시 주민들은 궐기대회를 하고 서명을 받는 등 동해이씨티가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걸 철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주민들은 2020년 9월 동해 망상지구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렸고, 그해 11월 동해이씨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핵심 내용은 동해이씨티를 세운 상진종합건설이 망상1지구 예비 개발사업시행사로 지정받기 위해 강원도에 제출한 회사 소개서가 조작돼 있단 것이었다. 상진종합건설도 남씨 소유다.

 

당시 비대위는 “상진종합건설이 예비 개발사업시행사로 지정받기 위해 강원도에 제출한 회사 소개서에는 직원2521명, 총자산 1조2000억원, 총 사업매출 4조5000억원인데 반해 신용평가기관 확인결과 사원수 5명, 자본금 5억1000만원, 2019년도 매출 24억2000만원, 당기순익 1억1000만원으로 몸집 부풀리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2020년 10월 춘천지검 강릉지청에 이를 수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검찰은 1년2개월이 지난 2021년 12월에서야 혐의없음 처분했다. 당시 망상지구 사업을 주관했던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은 보도자료까지 내 “(망상1지구) 개발사업시행자 선정이 적법하게 이뤄졌음이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지난해 바뀌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 남씨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 불구속 기소했다.

 

남씨는 동해이씨티의 부족한 자금력을 우려하는 비대위를 만나 “강원도지사가 오라고 해서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2021년 말부터 지난해 초 사이 남씨를 3∼4차례 만났다는 비대위 인사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당시 남씨에게 ‘돈도 없는 깡통회사가 7000억원짜리 사업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고 따졌다”며 “그러자 남씨가 ‘도지사가 오라고 해서 했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이 인사는 당시 검찰이 남씨 사건을 혐의없음 처분한 것에 대해서는 “그때는 뻔하지 않느냐”며 “검찰이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뉴시스

최 전 도지사는 이날 민주당 강원도당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4월 21일 보도된 인천 전세 사기 사건과 강원도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과는 전혀 무관한 사업임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최 전 도지사는 “해당 사업은 관련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당시 최 전 지사의 재임 기간에 진행된 사업이라는 이유로 해당 전세 사기 사건과 마치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는 이와 별개로 최 전 도지사에게 망상1지구 사업 관련 내용을 물어보기 위해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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