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G2 시대가 아니라 미국은 지고, 중국은 떠오르는 중이라는 분석이다. 중국과의 군사 동맹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이 주최한 외교정책 전문가들과의 화상 콘퍼런스에서 이같은 분석을 발표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논쟁을 이끌어 가던 시대는 과거가 됐다”며 “지금은 중국과 독일이 정치·경제 분야의 초강대국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외교 무대에서 제창한 ‘미국 예외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세계 주요 문제를 러시아와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우리는 다른 나라와 이야기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더이상 예외론을 거론할 입장이 아니다”며 “왜 그러한 기조를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안보, 핵무기 통제 등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 감축 협정(New START·뉴스타트)'의 1년 연장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동맹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놨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동맹도 실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필요하지는 않지만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과의 협력은 군사 방어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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