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에게 컵밥과 참치캔 사준 여학생 찾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훈훈한 사연 화제 / 편의점서 돈 부족해 망설이는 아이에게 5만원 어치 식료품 선물한 학생 / 댓글 통해 “혹시 상처될까 걱정 많았다… 이웃으로서 최대한 챙겨드리고 싶어”

경기도 하남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자신의 아들에게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잔뜩 사준 여학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찾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는 “글 하나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두 아들의 어머니’라고 자기 소개한 뒤 “남편과 사별하고 작은아이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 남편 고향인 하남으로 두 달 전 이사를 왔다”면서 “빚더미를 떠안아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살고 있었다”고 현재 어려운 상황을 털어놨다.

A씨는 “오늘 작은아들이 편의점에서 컵밥과 참치캔 등 먹을 것을 여러 개 샀는데 잔액이 부족했고, 물건을 빼도 빼도 돈이 부족했다”면서 “그런데 한 여학생이 (다가와) 대신 계산을 해 주겠다며 물건 외에 다른 물건까지 가지고 와 추가로 결제해줬다”고 적었다.

A씨는 퇴근 후 작은아들에게 이런 사실을 듣게 됐고, 여학생이 대신 계산해 준 금액은 대략 5만원 정도였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 여학생은 A씨의 아들과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편의점에서 만나자면서 ‘그동안 먹고 싶은 것을 적어오라’고 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제가 들은 이야기는 이 것뿐이라 그 여학생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과 월급이 나오면 돈을 갚고 싶어 글을 올린다. 꼭 본인 연락 기다리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페이스북 글은 온라인 공간에 퍼졌고, 일부 누리꾼들은 ‘A씨 가족을 돕고 싶다’는 등 댓글을 달았다.

사연이 화제가 되자, 해당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도 댓글을 달았다.

그는 “사실 그 나이대에 먹고 싶은 음식 못 먹는 것에 대한 서러움을 잘 알기도 하고, 동생 같았기에 계산해 드린 것”이라며 “혹시 어머님이나 아이나 제가 하는 행동이 동정심으로 느껴져서 상처 될까 봐 아까부터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적었다.

이어 “예쁜 아이인데 눈치를 너무 많이 봐서 제 마음대로 아이가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것과 과자 등등 고른 건데 감사하다고 해 주시니 제가 더 감사드린다”면서 “결제 금액은 안 주셔도 되고 괜찮으시다면 토요일 1시 그 아이 보내주시면 이웃 주민으로서 최대한 챙겨드릴 테니 메시지 주시면 제 번호 드리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남에선 어머님과 아들이 상처받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꼭 메시지 달라”면서 글을 맺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