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드라이버 샤프트 길수록 비거리 늘어난다? [팩트 체크]

입력 : 2022-01-26 06:00:00 수정 : 2022-01-26 00:14:2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증대 효과 있지만… 샷 정확도 떨어져

미컬슨 47.9인치 사용 효과 톡톡
PGA 챔피언십서 366야드 날려
PGA 300야드 넘긴 장타자 64명
10년 전 21명보다 무려 3배 늘어
골프 경기 재미없어진다는 비판에
2022년부터 샤프트 길이 46인치 제한
필 미컬슨이 지난해 5월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드라이브샷을 날리고 있다. 미컬슨은 당시 샤프트 길이 47.9인치의 드라이버를 사용해 최고령 메이저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AP연합뉴스

드라이브샷을 멀리, 똑바로 치는 것은 주말 골퍼들의 ‘로망’이다. 아마추어들에게는 드라이브샷보다 퍼트가 더 중요한데도 골프연습장만 가면 드라이브샷을 연마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을 들일 정도다. 회전 반경이나 스윙 스피드가 빠를수록 장타가 나오기에 드라이버 샤프트의 길이가 길수록 비거리가 더 늘어날까.

◆드라이버 샤프트 길이 올해부터 48인치 이하로 제한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의 영국골프협회(R&A)와 미국 골프협회(USGA)는 올해부터 샤프트 길이가 46인치(116.84㎝) 이상인 드라이버를 프로 대회는 물론 아마추어 공식 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기존 48인치에서 2인치나 줄인 것이다. 두 단체는 현대 골프에서 장타 한 방으로 거저먹는 플레이가 난무해 골프를 싱거운 운동으로 만들어 버리는 만큼 장타 억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USGA가 공개한 2020년 드라이브샷 비거리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유러피언투어의 경우 2020년 평균 비거리는 301.9야드로 2003년(286.3야드)보다 15.6야드나 늘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역시 같은 기간 277.9야드에서 288.4야드로 10.5야드 증가했다. 또 PGA 투어 2020∼2021시즌에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300야드를 넘긴 장타자는 64명으로, 10년 전 21명보다 3배로 늘었다. 310야드 이상도 13명에 달할 정도다. 장타 1위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는 지난 시즌 평균 비거리 323.7야드를 기록했다.

◆‘롱 드라이버=장타력’의 함수 관계 성립할까

‘백전노장’ 필 미컬슨(52·미국)은 지난해 5월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최고령 우승 기록(만 50세 11개월)을 53년 만에 갈아 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미컬슨이 당시 대회에서 사용한 드라이버의 샤프트 길이는 47.9인치였다. 실제 그는 이 드라이버 덕을 톡톡히 봤다. 그는 최종라운드 16번 홀(파5)에서 무려 366야드를 날리는 등 나흘 동안 평균 313야드의 장타를 날렸다.

하지만 프로선수들은 보통 44∼45인치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샤프트가 길면 당연히 비거리 증대 효과가 있다. 하지만 길이가 길수록 다루기 힘들다 보니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 정도 샤프트 길이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다. 드라이브샷이 아무리 멀리 나가도 페어웨이에 안착하지 않고 러프에 빠지거나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난다면 ‘롱 드라이버’는 스코어를 줄이는 데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미컬슨은 “격렬한 몸통 회전 운동보다는 스윙의 회전 반경을 키워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쪽이 내게는 더 낫다”며 “긴 드라이버는 타이밍만 잘 맞추면 다루기가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평균 비거리 295.91야드로 전체 15위에 오른 허인회(34· 보난자)는 “48인치까지 사용해봤는데, 확실히 비거리는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요섭(26·DB손해보험)은 “46.75인치를 사용해봤는데 비거리가 늘어나기도 하고 스윙 스피드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반면 손꼽히는 장타자 제이슨 코크랙(미국)은 “내 드라이버 길이는 45인치를 넘어본 적이 없다. 긴 드라이버는 똑바로 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함정우(28·하나금융그룹)는 “긴 드라이버로 테스트를 해봤는데, 인치가 늘어나면 공이 많이 휜다. 지나치게 긴 비거리는 OB를 양산할 수 있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베테랑 박상현(39·동아제약)은 “샤프트를 1~2인치 늘려서 비거리를 늘리려고 시도해 봤는데, 거리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 같다”며 “오히려 채가 길어 강하게 치려면 미스샷이 나오고 리듬감을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주명 '완벽한 미모'
  • 이주명 '완벽한 미모'
  • 수지 '우아한 매력'
  • 송혜교 '반가운 손인사'
  • 김희애 '동안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