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대선 패배… 돌아보는 시간 갖을 것”
尹 원내대표 외 전원이 백의종군키로
6월 지방선거 두고 리더십 공백 우려
당내선 질서있는 수습 방안 갑론을박
일각 ‘현 지도부 사퇴 반대’ 힘 싣기도
이재명 상임 고문으로 위촉… 李도 수락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0일 대통령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당은 윤호중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초박빙 대결 끝 패배가 지도부 책임론을 덜어 낸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당내에선 질서 있는 수습 방안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이어져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투표로 보여 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당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평소 책임정치를 강조해 왔기에 당대표로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자 한다”며 “최고위원 여러분도 함께 사퇴 의사를 모아 주셨다”고 했다. 당 지도부에서 윤 원내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 모두가 백의종군키로 한 것이다.
송 대표는 “평당원으로 돌아가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반구제기(자신을 돌아보고 원인을 찾음)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선 송 대표의 사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한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에 따른 혼란이 지속될 수 있어서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고 수석은 “윤 원내대표가 당무 경험이 풍부하고 (당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위원장으로서 비대위원 구성을 고민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지방선거를 치른 뒤 다음 전당대회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은 이날 이 후보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이 후보도 이를 수락했다.
당내에선 대선 패배의 결과를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여선 안 된다는 인식이 공감을 얻고 있어 향후 ‘윤호중 비대위’의 질서 있는 갈등 관리가 수월할 전망이다.
특히 이 후보가 높은 정권교체 여론 속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빙 대결을 펼친 데는 ‘송영길 지도부’의 당 쇄신 노력이 일조했다는 분석도 있다. 송 대표가 지난해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참패 후 당대표로 취임하자마자 당의 ‘내로남불’ 체질 개선, 중도층 설득 작업을 끊임없이 한 공로가 있다는 얘기다.
다만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아직 살아 있다. 이 후보의 배우자실 부실장을 맡았던 정은혜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현 지도부 사퇴를 반대한다”며 송 대표에게 힘을 싣기도 했다.
지도부 책임을 묻는 것은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도 있다. 노웅래 민주연구원장은 통화에서 “어느 누구도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당내 무책임한 책임론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노 원장은 “지도부가 책임을 안 질 수는 없다”면서도 “6월 지방선거가 임박했으니 그 이후에 책임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즉각적인 지도부 총사퇴 주장도 만만찮다. 한 의원은 “당대표와 원내대표는 물론 최고위원들도 일괄 사퇴한 뒤 비대위 체제로 가야 이 상황을 조기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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