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윌치 지음/허형은 옮김/책세상/1만4800원 |
“우리는 서로를 발견하기 위해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한다.” 웬디 웰치와 잭 벡은 언젠가 작은 책방을 내는 것이 꿈이었던 ‘애서가’ 부부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독사 굴’ 같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애팔래치아 산맥이 자리한 작은 산골 마을 빅스톤갭으로 여행을 떠났다. 거기서 뜻밖의 기회를 만났다. 신간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은 사람과 책의 힘으로 활력 잃은 마을을 삶의 열기로 가득 채운 실화다.
스코틀랜드 출신 남편과 미국인 아내 부부는 나이 차가 20년이나 됐다. 부부는 아이가 없는 덕에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않고 이 나라 저 나라 옮겨 다니며 몇 년씩 사는 생활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웬디가 마지막 직장에서 경쟁과 암투에 치여 피폐해질 무렵 빅스톤갭으로 갔다. 이곳은 폐광촌 마을로, 풋볼 경기와 고등학교 동창회가 마을의 가장 큰 이벤트일 정도로 한적했다. 부부는 그곳에서 마음에 쏙 드는 낡은 에드워드풍 2층 저택을 충동적으로 매입했다. 2층에 살림방을 마련하고 1층에는 헌책방을 열었다. 마을 사람들은 책방 하나 없는 마을에 책방이 생긴다는 것에 반가워하면서도 뒤에서는 ‘미친 짓’이라고 수군댔다. 그러나 웬디와 잭은 이런 일련의 시련을 겪는 와중에도 책방을 근근이 유지하면서 돈 안 들이고 광고하는 법, 헌책 마니아들에게 신뢰를 얻는 법 등 많은 노하우와 교훈을 얻는다. 글쓰기 모임, 뜨개질 모임, 소규모 콘서트 따위의 작지만 알찬 행사들로 인해 책방은 어느덧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이 된다. 책을 사랑하는 부부의 열정이 폐광촌 마을과 주민들을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삶도 바꾼 것이다. 많은 책을 소장하면서 귀농을 꿈꾸는 회사원들이 한번쯤 품어봄 직한 이야기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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