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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Report]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 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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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08 14:14:31 수정 : 2008-05-08 14: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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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관계, 對北정책 수립 막강 파워… 여론도 좌지우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대북정책 수립 등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제6차 북핵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이 북한 핵시설 불능화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에서 외교는 정부 외교당국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부, 의회와 민간 전문가들이 활발한 연구 활동과 여론 형성을 통해 대외정책 수립·집행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전 대북정책조정관) 등 미국의 원로 지한파 인사들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면담한 것은 민간 전문가들의 활동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미 관계 조정과 대북 정책 수립 등의 과정에서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인맥을 점검해 본다.

미국에서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크게 네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했던 전직 관료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브루킹스연구소 등 주요 싱크탱크에 한반도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에서 한미 관계 또는 한국학 등을 연구하는 학자 그룹이 있다.

네 번째로는 한국에서 출생한 이민 1세대 또는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온 1.5세대나 미국에서 출생한

2세대 등 한국계 학자들이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사회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반영하면서 한미 관계와 대북 정책에 다채로운 목소리를 내며

미국 내 여론 주도층으로 활약하고 있다.

전직 관료 그룹

이 그룹은 크게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전임 빌 클린턴 행정부 출신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부시 행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물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여전히 현 정부의 한반도 정책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로는 부시 대통령의 ‘외교 교사’ 중 한 사람으로 통했던 폴 울포위츠 전 국방부 부장관과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을 들 수 있다. 울포위츠 전 부장관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 실세로 대북 강경론자인 반면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네오콘을 견제하는 비둘기파의 대부이며 지금도 대북 포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네오콘인 존 볼턴 전 유엔대사는 미기업연구소(AEI)에 복귀, 현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거는 데 앞장서고 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실장은 윌리엄 앤드 메리 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로 복직해 저술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 실무를 총괄했던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한국계인 빅터 차 전 NSC 한국·일본담당 국장은 모두 조지타운대 교수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세미나 참석,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2002년 방북 당시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문제를 제기해 제2차 북핵 위기를 촉발시킨 주역인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현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대북 정책 등과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 않는 등 조심스런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에 이어 부시 행정부에서도 대북 정책을 맡았던 잭 프리처드 전 대북 교섭 담당 특사는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을 맡고 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현재 뉴욕에 있는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과 재배치 등 굵직한 한미 군사 현안 처리를 주도해온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은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 당시 실세로 군림했으나, 로버트 게이츠 현 장관 취임 이후 자리를 내놓았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서울대 객원교수 등으로 활약하면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의 후임자였던 제임스 포스터 전 한국과장은 은퇴 후 일본계 부인과 함께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한반도 정책 결정 라인에 있었던 인물로는 대북 정책의 이정표로 통했던 ‘페리 프로세스’를 만든 페리 전 국방장관과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 웬디 셔먼 대북 정책 조정관, 애슈틴 카터 전 국방부 차관보,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 커트 캠벨 전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 케네스 리버설 전 NSC 보좌관, 게리 세이모어 전 NSC 비확산담당 선임 국장,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등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의 대외정책 등을 조언해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다시 요직에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미 양국 외교의 최전선에서 뛰었던 전직 주한 미국 대사들도 대표적인 지한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공화당 행정부에서 대사를 지낸 제임스 릴리, 도널드 그레그와 민주당 행정부에서 대사를 역임한 제임스 레이니, 스티븐 보즈워스, 토머스 허버드 등은 여전히 한미 양국 간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싱크탱크 연구원 그룹

싱크탱크는 ‘회전문(revolving door) 현상’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정치적으로 임명되는 고위직에 올랐다가 정권이 바뀌면 이들이 싱크탱크로 물러난 뒤 다시 정권을 잡으면 되돌아오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차원에서 민주당 또는 공화당의 집권 청사진을 제시하거나 연구원들이 개별적으로 대선주자를 지원하는 사례도 흔하다. AEI가 부시 행정부 정책의 밑그림을 짰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이다.

미국의 싱크탱크는 대체로 중립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보수나 진보 또는 자유주의 등 이념적인 색채를 띤다. 헤리티지재단처럼 보수주의 등 특정 이념을 공개적으로 내세우면 세금 혜택을 받지 못하기에 싱크탱크들이 중립으로 위장하고 있다.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보수주의 여론몰이를 하는 싱크탱크는 AEI와 헤리티지재단, 케이토연구소 등이 있다. 케이토연구소는 공화당과는 다른 자유주의 이념을 옹호하고 있다.

대북 강경대응 여론을 주도하는 AEI에서는 볼턴 전 유엔 대사를 비롯해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댄 블루멘털 선임연구원 등이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러 회장은 한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는 지한파이다. 헤리티지재단에는 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특별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 한국계 발비나 황 박사의 후임으로 중앙정보국(CIA) 한국담당 부국장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이 활동하고 있다. 케이토연구소에는 테드 카펜터 부소장이 주한미군 완전 철수 등을 주장하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로 분류되지만 이곳에는 민주당, 공화당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담당했던 관리 출신들이 다수 자리 잡고 있다. 마이클 그린 전 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은 조지타운대 교수와 CSIS 선임연구원을 겸직하고 있다.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로 대북 협상팀을 이끌었다. 아인혼은 보수, 진보 등에 경도되지 않은 가장 중립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릭 미첼 선임연구원은 한반도 등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지낸 캠벨은 CSIS 자문위원직을 유지하면서 미국신안보센터(CNAS)라는 싱크탱크를 설립했다. 랠프 코사 CSIS 퍼시픽포럼 회장은 공군 대령 출신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이다.

미 의회의 재원으로 운영되는 평화연구소에는 소장인 리처드 솔로몬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출신의 한반도 전문가이며, 한국계인 존 박 선임연구원이 북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는 동북아정책연구센터의 리처드 부시 소장과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이 한반도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국제정책센터(CIP)의 셀리그 해리슨 국장은 워싱턴포스트 도쿄특파원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북 성향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IIE)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과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북한 담당관은 북한 경제 전문가로 통한다. 래리 닉시 미 의회조사국(CRS) 선임연구원과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중진 그룹에 속한다. 반면 진보 성향인 외교정책포커스(FPIF)의 존 페퍼 공동 소장, 북한 인권위원회의 피터 벡 사무총장, 맨스필드 태평양센터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 등이 소장파 한반도 전문가 그룹을 이끌고 있다.

대학교수와 한국계 전문가 그룹

미국 학계에서 석학으로 평가받는 로버트 스칼라피노 UC버클리대 명예교수와 진보 성향의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워싱턴에 있는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의 돈 오버도퍼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도쿄 지국장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이다. 그는 이 대학 한국연구소 설립을 주도했으며, 현재 이 연구소 소장은 한국계인 구재회 박사가 맡고 있다. 30여년간 국무부의 한국어 통역을 맡았던 김동현씨도 SAIS 초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조지타운대에는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교수가 아시아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고,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차관보, 마이클 그린 전 NSC 보좌관, 한국계인 빅터 차 전 NSC 한국·일본 담당 국장, 데니스 맥나마라 사회학과 과장 등이 있다. 조지워싱턴대에는 국제금융학을 가르치는 박윤식 교수, 국제정치학을 강의하는 김영진 교수, 한국어를 가르치는 김영기 교수 등 한국계 교수들이 있다. 또 한국 역사를 전공한 커크 라슨 교수와 한중 관계 전문가인 해리 하딩 교수 등이 있다.

뉴욕 헌터대의 도널드 자고리아 교수는 남북한과 미국의 정부 및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1.5 트랙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컬럼비아대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 하버드대의 카터 에커트 교수 등이 주목받는 학자들이다.

이 밖에 한국계로는 김일평 코네티컷대 명예교수, 데이비드 강 다트머스대 교수,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 캐서린 문 웨슬리대 교수, 김홍락 웨스트버지니아대 교수 등이 활약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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