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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분단 후 60년' 맞아 대표 인물 비교

입력 : 2008-02-26 13:19:37 수정 : 2008-02-26 13: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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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학 등 南과 北을 만든
사람들 집중 조명
◇이태규                                  ◇리승기
올해는 남·북한 단독 정부가 잇따라 수립된 지 60년째 되는 해이다. 보수주의 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건국 60주년’이라고 표현하는데, 북한 정부를 ‘실패한 역사, 없애야 할 역사’로 바라보는 시각이 짙게 깔려 있다. 일부 진보 학계에서는 하나의 민족이 각각의 정부를 세워 분단을 고착화했다는 맥락을 강조하기 위해 ‘분단 정부 수립 60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는 남과 북이 정부·국가로서 지니는 각각의 완결성을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표적인 진보 학술지 ‘역사비평’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한 두 개의 정부를 실체로서 모두 인정하고 상호 이해와 공존을 추구하며 장기적으로 수렴 통일을 지향하자는 의미에서 ‘남북 정부 수립 60주년’이라고 지칭하자고 제안한다. ‘역사비평’은 봄호 특집으로 ‘두 가지 길, 남과 북을 만든 사람들’을 마련했다. 남북의 과학·언어·문학·역사·정치 분야를 주도한 대표 인물을 대비해 지난 60년간 남북이 걸어온 상반된 두 가지 길을 조망해보자는 취지이다.

김근배 전북대 교수는 남북의 대표적인 ‘국가 과학영웅’ 이태규, 리승기 박사를 비교한다. 김 교수는 “탁월한 과학 성취를 이룬 두 인물은 각각 남에서는 연구의 보편성과 국제성을 강조하는 ‘세계과학’을 강조하는 미국 유학 출신의 과학자 집단에 의해, 북에서는 지역성과 민족성이라는 ‘주체 노선’을 내세우는 항일 무장 세력의 정치 권력에 의해 국가의 성취로 직결돼 왔다”면서 “과학자를 고찰할 때 개인의 구체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춰야지 체제의 차이로 바라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언어 분야에서는 남의 최현배와 북의 김두봉을 대비한다. 이준식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두 인물이 모두 민중을 위해 한글 전용을 제창했던 주시경의 제자였다는 점에서 “한글 쓰기와 가로 쓰기, 형태주의에 입각한 맞춤법 등 유사한 언어정책의 기본 골격을 마련해 남북 언어 이질성을 최소화했다”며 김두봉 실각 이후 한자 교육이 강화된 북한과 영어 공용화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남한의 언어 현실 등은 두 언어학자가 우리에게 남긴 미결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문학 분야에서는 순수문학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된 미국 중심의 냉전반공주의에 저항한 남의 염상섭과 항일혁명문학 등 계급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민족 문제를 고민한 북의 한설야를 원광대 김재용 교수가 비교한다. 역사학 분야(김일수·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에서는 식민사관의 연장선인 실증사학의 길을 걸어간 남의 이병도와 주체사학 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 김석형 등 “통일된 시각의 민족이 아니라 양극으로 벌어진 두 개의 민족 시선”을 보여준 대표 두 역사학자를 비교한다. 정치 분야(박명림·연세대)에서는 서로의 공과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한 남의 박정희와 북의 김일성을 대비한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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