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고민·진로상담 등 답신
김 추기경은 1998년 12월부터 2000년 3월까지 자신의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cardinalkim.catholic.or.kr)의 ‘사랑의 편지’ 란을 통해 평신도나 천주교 성직자들과 1300여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가 쓴 250여통의 글은 말미에 ‘혜화동 할아버지’란 이름으로 친근감을 더했다.
김 추기경은 1998년 12월12일 “한 분 한 분에게 답을 쓰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여의치 못하여 이렇게 게시판을 통해 모든 분에게 한번에 답신을 쓰게 됨을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저의 마음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사랑합니다”라며 첫 편지를 시작했다. 추기경은 어린 학생들의 고민과 진로 상담부터 주변 지인의 안부 인사에도 일일이 답장을 썼다.
2000년 3월20일 쓴 마지막 편지에서 “팔목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컴퓨터 때문이라며 팔목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며 “이제는 사랑의 편지에 답을 쓰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이 내게 준 그 사랑에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기도 속에 기억할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 하느님은 우리를 가이없이 사랑하십니다. 그 사랑 속에 사십시오. 그러면 빛 속에 살게 됩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한편, 1998년부터 2년 가까이 추기경을 모셨던 최성우(의정부교구 문화미디어국장) 신부는 17일 “김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나기 전날까지 직원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썼을 만큼 따뜻하고 자상한 리더십을 가졌다”면서 사목행정의 투명성을 위해 전산화 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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