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치료법 없어… 손발 등 자주 씻어야
수족구병 주의보가 내려졌다. 경기도 수원에서 12개월 된 여아가 이 병으로 숨진 사실이 알려진 후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수족구병은 손발에 종기처럼 붉은 반점이 돋아나고 물집이 잡히고 입안이 짓무르는 증상을 말한다. 대개는 1주일 정도면 별 후유증 없이 치유된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손발을 자주 씻는 등 개인 위생을 청결히 해 예방하는 것이 최상이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찾아와 아이들을 괴롭혀온 고질적인 계절성 전염병 수족구병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살펴봤다.
◇수족구병은 면역력이 약한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들이 주로 걸리는 만큼 어린아이를 둔 부모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증세는 수두와 비슷하지만, 수두는 물집이 몸통에 주로 생기는 데 비해 수족구병은 몸통보다는 손, 발, 입 부위에 생기며 흉터가 거의 없는 게 크게 다른 특징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손(手), 발(足), 입(口)에 물집이 생긴다고 해서 ‘수족구병’이라고 부르며, 영어로도 ‘Hand-Foot-Mouth Disease’이다.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들이 주로 걸리는데 어린아이일수록 면역력이 약해서 심하게 앓게 된다. 증세가 수두와 비슷하지만, 수두는 물집이 몸통에 주로 생기는 데 비해 수족구병은 몸통보다는 손, 발, 입, 엉덩이 부위에 생기며 흉터가 거의 없다는 점이 다르다. 대개 인체 장 바이러스(Enterovirus)인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 Virus) 등에 의해 전염되며, 호흡기 경로를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면서 퍼진다. 보통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는 이맘때 발병하며 장마가 본격화하면 전염성이 급격히 감소한다.
#초기에는 감기 증상과 유사하다
감염 후 3∼5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가벼운 감기처럼 미열, 식욕부진, 콧물, 인후통 같은 초기증상이 나타난다. 손, 발, 입, 엉덩이 주위에 빨간 반점이 생기다가 물집이 잡힌다. 보통 쌀알 크기에서 팥알 크기 정도인데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다. 입안의 물집은 터지기가 쉬우므로 음식을 먹는 데 다소 불편할 수가 있지만 일주일 정도면 별 후유증 없이 치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에는 사망한 영아까지 생긴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열은 보통 느끼지 못할 정도로 경미한 편이다. 그러나 환자의 20% 정도에서는 38도 전후의 높은 열이 이틀 정도 계속되기도 한다. 열이 심하면 경기를 할 수도 있고 입 안의 물집이 터져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탓에 탈수 증세가 올 수도 있다. 또한 합병증으로 무균성 뇌막염, 뇌염, 마비성 질환 등을 초래할 수도 있으나, 이는 매우 드문 일이다.
#완치될 때까지 단체활동은 삼가야
전염성이 강해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나가는 특징이 있다. 열이 없어지고 아이의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단체활동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첫 증상이 나타난 후 수포성 발진이 사라질 때까지가 전염성이 가장 높은 시기이므로 주의해야 하며, 대변 속에 배출된 바이러스는 수주일이나 전염력이 있으므로 감염된 아기의 변이 묻은 기저귀를 아무렇게나 버려서는 안 된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가 열이 심하면서 두통을 호소하고 자꾸 토하거나 목이 뻣뻣해지는 경우는 뇌막염이 동반된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또 잘 먹지도 못한 아이가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을 경우 심한 탈수 증세가 있는 것이므로 곧바로 소아과를 찾아가야 한다.
#지속적인 수분 공급과 해열이 중요
발병 후 대개 일주일 이내에 물집 속의 액체가 흡수되며 저절로 사라지므로 일부러 터트리거나, 연고를 발라서는 안 된다. 입 안의 통증이 심한 경우나 유난히 민감한 아이는 음식은 물론 물도 안 마시고 떼를 쓰게 마련인데, 이때는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죽과 같이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차게 해서 먹이는 것이 좋다.
또한 잘 먹지 못해서 축 늘어지고 잠만 자려는 탈수 증상이 오기 쉬우므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보리차 등을 조금씩 자주 먹이고 좀 큰 아이라면 설사를 안 하는 경우에 한해서 아이스크림을 먹여도 된다.
열이 심하면 해열제를 먹인다. 을지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진 교수는 “그 외에 다른 약은 아이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3∼4일의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치유되는 만큼 그동안 아이를 편안하게 해주면서 탈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효약 없고 그때그때 증상치료만
수족구병은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예방접종 백신이 없다. 한번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기긴 하지만, 다른 균주에 의해 감염되면 다시 수족구병을 앓게 될 수도 있다.
특별한 치료법도 없기 때문에 열이나 두통, 입안의 궤양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증상 치료를 할 수 있을 뿐이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2차 감염이 되지 않도록 물집이 생긴 부위를 깨끗이 하면서 3∼5일 지나면 대부분 자연적으로 치유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개 손발에 묻은 바이러스를 통해 전염되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후에는 반드시 양치하고 손을 자주 깨끗이 씻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한편 물을 끓여먹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장난감은 물로 자주 헹구고 아이가 입으로 물었거나 침을 묻힌 장난감을 다른 아이가 가지고 놀지 않게 주의한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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