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전시관에 설치된 양혜규 ‘조명조각’. |
비엔날레는 크게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는 본 전시와 자르디니에서 열리는 국가관 전시로 나뉘며, 도시 곳곳에서 비엔날레와 연계된 다양한 예술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77개국에서 작가 90여명이 참여했다. 또 스타 작가인 미국의 존 발데사리(78)와 존 레넌의 아내로도 유명한 오노 요코(75)는 공로상을 수상했다.
◇본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토마스 사라세노의 거미줄 작업. |
올해 비엔날레 총감독인 다니엘 비르바움은 역대 최연소 감독이다. 그래서인지 본전시장에는 30∼40대 젊은 작가들이 눈에 띄었다.
자르디니 내 옛 이탈리아관을 개조해 만든 본 전시장의 건물 중앙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토마스 사라세노(36)가 만든 거대한 거미줄이 설치됐다. 바닥과 천장, 벽면 등을 입체적으로 연결한 이 공간은 ‘세상 만들기’라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관람객을 전시장 내부로 이끈다.
그로테스크하거나 보기 불편한 이미지도 있다. 그런 영상인 만큼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았다. 스웨덴 작가 나탈리 뒤르버그(31)의 클레이 애니메이션과 클레이 설치작품은 파격적인 이미지를 내보이며, 홍콩 출신의 폴 챈은 아르세날레 본전시장에서 ‘Sade for Sade’s Sake’라는 영상 작업을 선보였다. 성적인 코드와 함께 인간 신체에 가하는 고문을 연상시킨다.
◇본 전시관에 설치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쉬에카 랑가의 작품. |
현대미술을 이끄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국가관은 장사진을 이뤘다. 네온, 밀랍, 브론즈, 물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브루스 나우만의 신·구작을 선보인 미국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스티브 맥퀸은 비엔날레에 관한 비평을 담은 30분짜리 영상 ‘자르디니’를 선보였다.
러시아관의 안드레 몰드킨은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승리의 여신상’의 복제품을 설치하고, 여기에 체첸에 있는 러시아 군인의 실제 피를 담은 작은 관을 설치한 뒤 프로젝터를 통해 여신상에 피가 흐르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다.
조직위는 6일 국가관 황금사자상 수상국으로 미국관을 선정했다. 본 전시 참여작가 중 황금사자상은 독일 조각가 토비아스 레베르거에게 돌아갔다. 또 젊은 작가에게 수여되는 은사자상에는 스웨덴의 나탈리 뒤르버그가 선정됐다. 특별 언급상은 브라질의 리지아 파페 등 4명에게 돌아갔다.
◆한국 작가도 선전=올해 비엔날레는 한국 작가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한국관에 단독으로 참가한 양혜규(38)씨는 본 전시에도 참여했으며, 설치작가 구정아(41)씨도 본 전시에 초대됐다.
양씨는 200㎡(약 60평) 정도의 작은 규모인 한국관에서 ‘응결’이라는 이름의 개인전을 열었다. 양씨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데다 재미교포 커미셔너인 주은지씨의 해외 활동 덕분에 한국관도 예년보다 더욱 주목을 받았다. 또 본전시장에서는 7점의 조명조각을 내놓았다.
1991년부터 파리와 런던 등지에서 활동하는 구씨는 아르세날레 뒤편 숲 속에 나무 설치 작품과 자르디니 본 전시장 앞뜰에 작은 큐빅 작품 등 2점의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찾기 쉽지 않은 이 작품들은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 본인을 닮았다. 이 밖에 김아타(53)씨도 비엔날레와 연계된 특별전 형태로 베니스 제노비아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베니스=글·사진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