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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미술작가 홍성담씨, 광복절 맞아 작품전 광복절을 맞아 민중미술 1세대 작가인 홍성담(54·사진)씨가 야스쿠니 신사를 주제로 한 작품전을 견지동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 ‘평화공간space*peace’에서 31일까지 연다. “다양한 연령대의 일본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에게서 알 수 없는 억압기제가 잠재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참 묘하구나 생각하다가 야스쿠니 신사를 가보고 그 해답을 찾았지요.” 그는 작업을 위해 야스쿠니 신사를 20여차례나 찾았고, 2007년 도쿄에서 ‘야스쿠니의 미망(迷妄)’전을 가졌다.

한국에서 국가보안법을 비판하는 것보다 일본에서 일왕 비판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왕을 대놓고 비판하는 그림들도 상당수였지만 일본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자신을 ‘우익’이라고 했던 노부부는 한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야스쿠니 신사는 전몰자 추모기관이 아니라 전쟁을 선동하는 기제’라고 말하기도 했죠.” 그림에는 유독 일왕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야스쿠니 신사가 지닌 역사적 문제의 핵심에는 일왕이 있음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천황과 히로시마 원폭’에는 핵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배경 속에 거울(銅鏡)과 칼, 곡옥(曲玉)이라는 ‘3종의 신기’를 든 히로히토가 그려져 있다. 일왕가의 보물이라는 3종의 신기는 조잡한 손거울과 문구용 칼, 도자기 파편으로 패러디된다. 전쟁 와중에도 국민의 희생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신기를 지키는 데만 신경을 썼던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풍자한 작품이다.

그림에는 또 하나같이 벚꽃이 흩날린다. 작가는 앙상한 손 모양으로 꺾인 검은 줄기에 매달리거나 작품 전체에 흩날리는 벚꽃 꽃잎을 두고 “벚꽃은 원래는 다산과 생명을 상징하는 것이었지만 군국주의를 거치며 전혀 다른 의미로 변질해 집단적 사이코패스의 상징이 됐다”고 설명했다. (02)735-5811

편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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