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태진의 ‘보행자’ |
◇김환기의 ‘산과 달’(1950년대) |
집단 유흥장소인 노래방을 사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킨 이불의 작품 ‘영원한 삶ⅠI’은 관객 참여형 작품이다. 잘빠진 유선형의 스포츠카 같은 설치물은 사실 1인용 노래방 부스다. 차에 타듯 가죽 소파 위에 자리를 잡으면 뚜껑이 덮이고 관객은 헤드폰을 낀 채 눈앞의 노래방 화면을 바라보며 혼자서 노래할 수 있다. 새해엔 상설전으로 전환된다. 무료 (02)2188-6000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는 내년 1월23일까지 미술과 정가(正歌)의 만남을 시도한 전시를 볼 수 있다. 설치미술작가 이수경(47)이 지난해 겨울 한 전시 오프닝에서 보컬리스트 정마리(35)가 부르는 정가를 듣고 큰 감동을 받아 시작된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다. 정가는 옛 시를 노래로 부르는 우리 전통 성악곡의 일종이다. 길게 늘여 부르는 특성 때문에 듣는 이에게 가사는 들리지 않고 목소리의 울림만이 들려 독특한 느낌을 전하는 정마리의 정가 매력에 푹 빠진 이수경은 이를 드로잉으로 풀어냈다.“음악을 들으며 내가 모르는 저 마음 밑바닥의 무언가가 표현한 것이다.”
◇디터 람스의 ‘의자 프로그램’ |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평소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 디터 람스(78)의 디자인전이 내년 3월20일까지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린다. 람스는 독일의 소형 가전제품 업체 브라운(BRAUN)을 간결하면서 명료한 디자인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독일의 소형 가전제품 업체 브라운은 원래 라디오를 만들던 작은 회사였다. 평범한 중소기업인 브라운이 오늘날 세계기업이 된 데에는 무엇보다 절제된 단순함 속에 기능을 강조한 람스의 디자인 힘이 컸다.
“디자인은 집을 꾸미는 집사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디자인은 편안한 집처럼 느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죠. 좋은 디자인의 핵심은 또 양질의 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디자인은 제품의 좋은 특성과 성격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적이어야 합니다. 또 미래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하죠.” 성인 5000원 (02)720-0667
◇이수경의 ‘매일 드로잉’ |
장욱진이 타월 위에 매직펜으로 그린 그림도 눈길을 끈다. 술독 속에 작가가 들어가 있는 모습을 재치 있게 그린 그림은 장욱진이 한창 술을 마실 때 그리곤 했던 그림이라는 일화가 전한다. 김환기가 뉴욕에서 작업하던 시기 신문지 위에 그린 그림들, 김종영 작품의 바탕이 됐던 수묵 드로잉 등도 함께 소개된다. (02)3217-6484
편완식 선임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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