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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숨은 보석, 동백동산·비자림을 거닐어 볼까

입력 : 2011-01-20 17:13:12 수정 : 2011-01-20 17: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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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동산
제주 생태계의 허파 곶자왈의 대표적 탐방코스
동백 10여만 그루·난대성 수종 하늘 가려 컴컴
제주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가 적지 않다.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과 구좌읍 평대리 ‘비자림’은 볼 것 많은 제주에서도 숨은 보석으로 불린다. 한적하게 거닐 수 있는 아름다운 숲이 있다는 것만으도 제주 탐방객에겐 큰 위안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제주여행에서는 마음을 정화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산책로를 찾아가 보면 어떨까.

◇동백동산은 제주지역 ‘생태계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을 체험하는 곳으로 생태계 순환과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연생태의 보고 곶자왈


동백동산은 제주지역 ‘생태계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을 체험하는 코스다. 곶자왈은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 지형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제주도만의 독특한 지형이다. 이곳에는 나무와 덩굴 등이 자연림을 이룬다. 북방한계,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할 뿐 아니라 지하수를 생성하는 등 생태계 순환과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백동산은 선흘 곶자왈의 대표적인 탐방코스. 넓은 상록활엽수 천연림으로, 20년 이상 자란 동백나무 10여만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어 동백동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입구를 출발해서 습지인 ‘민물깍’까지 왕복 4㎞가량의 산책로가 잘 가꾸어져 있다. 선흘 곶자왈은 상록활엽수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동백나무를 비롯한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비쭈기나무 구실잣밤나무 등 난대성 수종이 함께 자란다. 군락을 이뤄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로 인해 탐방로는 대낮에도 하늘을 가리는 컴컴한 밤을 연상케 한다. 숲 바닥에는 고사리를 비롯한 다양한 양치식물이 지천에 깔려 있다.

특히 세계에서 오직 제주지역에만 자생하는 ‘제주고사리삼’의 군락지이기도 하다. 주위에는 백서향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활엽수림지대 동백동산 인근에는 백서향 및 변산일엽 군락지가 있다. 이 지역은 보존관리와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동백동산은 제주도기념물 제10호로, 인근 선흘백서향 및 변산일엽군락지는 18호로 지정돼 있다.

연중 무료로 운영되는 동백동산은 성인 2인 이상이 함께 가야 한다. 늪지 등 위험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1136호 도로 선흘1리사무소에서 하차하면 된다. 사전 예약(064-728-7815)하면 안내도 받을 수 있다.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에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게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밀집해, 자생하고 있다. 탐방로 바닥에는 화산 쇄석물인 송이가 깔려 있어 이색적이다.
◆송이가 깔린 천년숲 비자림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서 서남쪽으로 6㎞ 되는 지점에는 44만8165㎡의 면적에 500∼800년생 비자나무 2800여그루가 밀집, 자생하고 있다. 나무 높이는 7∼14m, 지름은 50∼110㎝, 수관폭은 10∼15m에 이르는 거목들이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비자나무 숲이다.

예부터 비자나무 열매인 비자는 구충제로 많이 쓰여졌고, 나무는 재질이 좋아 고급가구나 바둑판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비자림은 나도풍란과 풍란, 콩짜개난, 흑난초, 비자란 등 희귀한 난과 식물의 자생지이기도 하다. 녹음이 짙은 울창한 비자나무 숲 속의 삼림욕은 혈관을 유연하게 하고 정신적, 신체적 피로 회복과 인체의 리듬을 되찾는 자연건강 휴양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주변에는 자태가 아름다운 기생화산인 월랑봉, 아부오름, 용눈이오름 등이 있어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곳은 숲과 오솔길이 조화를 이뤄 ‘단적비연수’ 등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비자림을 걸으려면 송이가 깔린 바닥을 밟고 지나가야 한다.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는다면 맨발로 걷기를 권한다. 비자림에는 비자나무뿐 아니라 재미있는 나무들이 곳곳에 자생하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말오줌때(제주에선 말오줌낭)는 문지르면 말 오줌냄새가 난다거나, 열매가 말오줌낭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돌담을 감싸고 있는 덩굴나무는 송악이다. 늘 푸른 잎덩굴나무지만 등나무처럼 다른 생물을 압박하지 않는다.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미덕을 아는 나무라고 불린다. 소가 아주 좋아한다. 합다리나무는 학의 다리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에서는 학을 합이라고 부른다. 또 이름과 잘 어울리니 않는 꾸지뽕나무가 있다. 잘 휘어지는 특성으로 옛날에 활 만들 때 쓰였다고 하고, 노란 색소를 지니고 있어 염색재료로도 쓰인다.

천년의 숲 비자림에는 벼락 맞은 비자나무도 있다. 100년 전 벼락에 뒤쪽은 불에 타 죽었지만 앞쪽은 살아남아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나무가 보호를 받고 있다.

숲에서는 비자나무 우물도 만날 수 있다. 비자나무숲을 지키던 산감(산감)이 먹던 우물터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물이 귀한 제주도지만 비자나무 뿌리가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흘려보낸 탓에 늘 맑은 물이 고인다. 비자나무 잔뿌리가 정수기 필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 있는 비자림(064-783-3857) 까지는 공항과 중문, 서귀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 수 있다.

제주=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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