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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식 순매도 올들어 40조원 돌파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액은 올 들어 40조원선을 돌파,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사자’에 나섰던 채권시장에서도 팔자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 같은 흐름에는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는 점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이 세계 금융위기에 취약하다”며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주식·채권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확산될 것이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험 수위, ‘셀코리아’=금융감독원은 올 초부터 지난 17일 현재까지 외국인의 순매도액이 코스피시장 39조6118억원과 코스닥시장 1조8686억원을 합쳐 모두 41조4804억원에 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연간 전체 순매도액 30조5608억원보다 35.7%(10조9196억원)나 늘어난 규모이기도 하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액은 이미 3조6000억원을 웃돌아 셀 코리아 강도가 더 거세지고 있다.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말 30.96%에서 29.5%로 뚝 떨어졌다.

아시아 신흥시장과 비교해도 한국 내 외국인 순매도액은 더 많다. 달러로 환산할 경우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올 들어 이달 16일 현재까지 무려 363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대만 169억700만달러, 인도 150억달러, 태국 51억3000만달러, 필리핀 6억7200만달러에 비해서는 2∼54배에 이르는 규모다. 외국인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각각 10억7200만달러, 5억2400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세계적인 신용경색이 본격화한 올해 9월 이후 외국인의 한국 내 순매도는 더 거세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한국 내 순매도액은 50억1000만달러로, 대만 48억7600만달러, 인도 39억6200만달러, 태국 10억4500만달러, 필리핀 2억7300만달러보다 더 많았다.

◆순매도로 돌아선 채권시장=외국인들은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채권을 팔기 시작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매매기준으로 16일 하루 동안에만 4125억원을 순매도했다. 10월 들어 채권 순매도 누적액은 1조3317억원에 이르렀다. 외국인은 앞서 9월 4조7329억원, 8월 7160억원의 순매수를 했으나 이달 들어 11거래일 동안 하루를 빼곤 모두 순매도했다.

결제 기준으로 외국인 채권매매 동향을 집계하는 금감원 통계에서도 외국인은 이달 들어 17일까지 156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달 들어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주로 미국, 프랑스 국적 자금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세계적인 신용경색 영향으로 자국의 유동성 상황이 악화하자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확산되는 한국시장 비관론=걱정되는 것은 한국시장과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7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비중’에서 ‘비중 축소’로 바꿨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증시의 배당수익률이 2.3%로, 7.2%인 대만에 비해 낮고 수급도 좋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한국 은행들은 세계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취약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9일 “국내 기업의 내년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금융기관이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시장 비중’으로 변경했다. UBS도 지난달 한국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낮췄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국내 주요기업과 은행에 대해 주식 매도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최근 국내 은행 신용등급 전망은 무더기로 내렸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금융위기 여파로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전방위로 확산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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