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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환란후 최고 강도 처방전… '돈맥경화' 풀릴까

입력 : 2008-10-20 10:44:55 수정 : 2008-10-20 10: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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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부족 해소… 기업·은행 자금난 해결 핵심
강장관,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책도 시사
외국보단 수위 약해… "불길잡긴 역부족" 지적도
정부가 국내로 번지는 금융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고강도 처방전을 내놓았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 종합대책은 은행의 대외채무를 정부가 직접 지급보증해 ‘달러가뭄’ 사태를 해결한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외화자금 확보를 위한 메가톤급 조치다.

이번 ‘10·19 카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나온 정부 대책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만큼 금융시장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환위기 때를 방불케 하는 비상조치”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은 금융위기의 불길을 잡는 데 어느 정도 보탬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금융안정을 기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위기의 파고가 높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은 세계 각국의 대책 수위에 비하면 약한 게 사실이다. 선진국 간 달러신용 핫라인 구축도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정부의 ‘나홀로 대책’으로는 국내로 번지는 금융위기의 불길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가 국제공조체제에 맞춰 예금자 보호 강화 등 선진국과 비슷한 카드를 과감하게 던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달러가뭄과의 전쟁’ 돌입=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정부가 금융불안의 진원지인 ‘달러가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1000억달러 규모의 은행 대외채무에 지급보증을 하고, 300억달러를 기업과 은행에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각국 정부가 은행 간 차입에 보증을 서면서 우리 은행들이 해외자금 조달 때 반사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최근 우리나라 은행들은 하루짜리 단기차입도 쉽지 않다. 미국과 유럽 각국이 은행 간 자금거래에 지급보증을 하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정부 보증 없이는 돈이 돌지 않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외환 부문의 안정대책과 함께 채권·주식시장 안정책도 나왔다. 정부와 한은은 시장에서 직접 채권을 사들여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주식형펀드에 대한 세제지원 조치도 단행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번 조치로 주식·채권시장에 10조원 정도의 자금이 흘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탄력받는 경기부양=실물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도 주목된다. 정부는 기업은행에 1조원 수준의 현물출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에 12조원 이상의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것. 아파트 미분양 해소와 건설업체 자금 지원을 목표로 한 건설경기 부양책도 추진되고 있다. 이번 주 추가로 발표되는 ‘건설사 지원대책’에는 대출 만기 연장, 신규대출 지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해소, 미분양 펀드 혜택 확대와 같은 파격적인 조치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건설업체 부도→금융부실 증가→금융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조치다.

강만수 장관은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서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필요하면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경기부양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넘어야 할 산 많아=D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대내외 여건에 비춰 볼 때 정부 대책으로 금융시장의 안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불안이 해외시장을 진원지로 촉발되고 있는 만큼 국내용 대책은 태생적인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예금자 보호와 은행자본 확충 조치가 빠진 점도 논란거리다. 해외에서 국내 은행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내시장 상황만을 전제로 한 미온적인 대책은 자칫 자금의 해외 이탈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달러신용 핫라인’에서 배제된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한·중·일 상호 자금 지원·협력과 국제적인 금융공조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해당 국가들이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주춘렬·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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