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자동차업체 첫 인수… “車강국 향한 첫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허머’ 브랜드가 중국에 넘어가게 됐다. 허머는 미군 차량인 ‘험비’를 민수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개량한 차로, GM은 1999년 방위산업체인 AM제너럴로부터 상표권과 판매권을 넘겨받았다.
중국에서는 ‘산자이(山寨·짝퉁) 허머’가 만들어질 정도로 허머에 대한 중국인의 애착심은 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허머가 이제 중국군의 차량이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3일 로이터통신과 중국 언론에 따르면 GM은 허머 브랜드를 중국 쓰촨(四川)성의 텅중(騰中)중공업기계유한공사에 팔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 자동차사를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텅중중공업은 쓰촨성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 특수기계와 고속도로·교량 부품, 건설용 중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텅중중공업의 총자산은 14억달러로, 자동차는 생산하지 않고 있다.
GM은 텅중중공업과 허머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합의는 9월 안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허머가 텅중중공업에 팔리더라도 GM의 다른 브랜드 중 일부는 당분간 허머 공장에서 계속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머 브랜드가 얼마에 팔렸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은행업계에서는 허머의 브랜드 가치가 현찰로 약 1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인수가격은 5억달러 미만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빌 버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허머 매각과 관련, “허머 브랜드 매각이 가시화됨에 따라 3000명의 미국인 일자리를 유지하게 됐으며, 100명이 넘는 허머 딜러들이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논평했다.
중국에서는 ‘자동차 강국’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은 허머 외에 다른 자동차 브랜드 인수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중국의 3대 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지리(吉利)는 지난 3월 호주 자동차부품업체인 드라이브트레인시스템을 인수한 데 이어 미국 포드사의 스웨덴 자회사인 볼보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한편 중국투자공사는 세계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지분을 10%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이 3일 보도했다. 중국투자공사는 모건스탠리가 매각할 예정인 22억달러의 보통주 가운데 12억달러어치를 매입키로 했다. 추가 지분 매입으로 중국투자공사의 모건스탠리 지분율은 9.86%로 늘어날 예정이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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