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가동률 81.9%… 작년 10월이후 가장 높아
전문가들 “정부지원 한몫… 실물경기 낙관은 일러” 기업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신설법인 수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산업단지의 가동지표도 호전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경기 회복세가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의 영향이 큰 만큼 앞으로 기업과 가계 등 민간부문의 자생적 성장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법인 신설 급증=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7월중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신설법인 수는 5501개로 전월의 5393개보다 108개 늘었다.
7월 신설법인 수는 2002년 10월의 5619개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많다. 신설 법인이 급증한 것은 최근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자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잇달아 창 업에 나선 데다 정부가 지난 5월 상법 개정으로 소규모 회사 설립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도업체(법인+개인사업자) 수는 1990년 이후 최저수준에 머물렀다. 7월 부도업체는 129개로 전월의 125개보다 4개 늘었다. 6월 부도업체 수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90년 이후 가장 적었다. 7월 부도업체는 올해 1∼6월 평균치인 202개를 크게 밑돌았다.
◆산업단지 가동률 상승=한국산업단지공단이 전국 45개 산단을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6월 국가산업단지 산업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전국 산단의 가동률은 전월보다 3.1%포인트 오른 81.9%를 기록했다. 이는 본격적 세계경기 침체가 시작됐던 지난해 10월(82.5%)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생산과 수출 실적도 각각 33조9301억원, 140억3100만달러로 전월보다 9.0%, 13.0% 늘어나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고용인력도 77만962명으로 전월에 비해 0.1%, 작년 6월에 비하면 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물경기 낙관 이르다=이 같은 회복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범호 한국은행 주식시장팀 과장은 “신설법인 수가 급증한 것은 정부의 창업 지원책도 큰몫을 했다”며 “취업난에 처한 이들이 창업으로 돌아선 경우도 많아 앞으로 경기회복 상황에 따라 신설법인 수의 증감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도업체가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국가산업단지 가동률이 향상된 것 역시 기업체에 대한 정부의 신용보증 확대, 대출만기 연장과 ‘패스트 트랙’(신속지원제도) 등을 포함한 유동성 공급, 당국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완화 등에 힘 입은 바 크다.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기업 경기 회복이 추세적으로 진행되려면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민간 차원의 자생적인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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