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국내 경제전망
한은이 이날 내놓은 ‘201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불황의 그림자는 경제 전 부분에 불고 있다. 4월 2.8%로 예측했던 민간소비는 이번에 2.2%로 낮아졌다. 석달 새 건설투자는 2.8%에서 1.6%로, 설비투자는 6.2%에서 5.8%로 줄줄이 내려갔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상품 수출도 4.8%에서 4.4%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남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제 위축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원유 도입 단가가 하락된 건 긍정적 요인이지만 최소 올해 말까지 유로지역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지역 재정위기가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떨어뜨린 결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은 유로 위기의 충격파가 내년까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신 국장은 “내년부터는 유로 문제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2013년에는 연간 3.8%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점증하는 추가 하방 위험
최근 국내외 기관들은 앞다퉈 우리 경제의 성장 전망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5%에서 0.25%포인트 낮췄고 JP모건(2.9%)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3% 성장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노무라는 2.7%에서 2.5%로 낮춰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마저 최근 3.7%에서 3.3%로 0.4%포인트나 내려잡았다. 지난달 LG경제연구원은 한은과 같은 수준인 3.0%를 예상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 전망은 하반기 상황이 악화되면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신 국장은 “상황 변화에 따라 연 3.0% 성장보다 위로 올라갈 수도,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며 “현재로선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하반기 경제상황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김동구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럽 위기가 대책 없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3.0% 성장을 달성하려면 정부·민간 부문에서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권영선 노무라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연 3.0% 성장도 매우 낙관적인 것”이라며 “수출·내수 부진으로 결국 올해 성장률을 2.5%로 낮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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