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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극단적 선택했나…악플 고통·조울증 자살? 그래도 남는 의문

관련이슈 최진영-조성민, 친권·재산권 '공방'

입력 : 2008-10-03 09:08:59 수정 : 2008-10-03 09: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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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안재환 관련 사채설로 평소 "죽고 싶다" 말해
이혼 후 양육문제·연예계 위상추락 걱정 많아
경찰 '괴소문' 명확한 설명 없어 궁금증만 증폭
인기 탤런트 최진실씨의 사인을 경찰이 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납득할 만한 자살 동기가 드러나지 않아 최씨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경찰은 최근의 악성루머가 최씨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 아니면 말 못할 또 다른 사정이 있는지 집중 수사 중이다.

◆악성루머·조울증이 자살동기?=경찰은 일단 최씨가 최근 안재환씨의 사망과 관련해 자신을 둘러싼 ‘25억원 사채설’에 매우 괴로워했고, 오랫동안 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지인들의 증언 등으로 미뤄 심적 괴로움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씨가 죽기 전 술을 마시고 귀가해 어머니에게 “사채와 관계가 없는데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최씨의 침실에서 발견된 메모에도 ‘마음이 괴롭다’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최씨를 둘러싼 악성루머가 자살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씨는 최근 ‘최씨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사채업을 하고 있으며, 고 안재환씨에게 빌려준 25억원을 받아내기 위해 안씨를 협박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악성루머에 시달렸다. 최씨는 며칠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루아침에 사채업자가 돼 있는 걸 확인했을 때 너무 황당하고 억울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집에서 나가지 못했다”는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최씨 주변인들도 최씨가 이 악성루머로 상당히 고통스러워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씨 소속사 관계자는 “최씨가 사채설 때문에 정말 힘들어했다. 특히 최근 사채괴담을 인터넷에 퍼뜨렸다 붙잡힌 증권사 여직원 백모씨 측이 어떻게 연락처를 알고 ‘선처해 달라’고 계속 연락해 이중 삼중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울증도 최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씨의 지인들은 2004년 전 남편인 야구해설자 조성민씨와 이혼한 뒤 최씨가 한동안 활기차고 의욕에 넘치다가도 급격하게 우울해 하는 조울증 증세를 보여왔다고 전했다. 최씨의 어머니는 “최근 6개월 사이 조울증 증세가 심해져 약 복용량을 늘렸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최씨의 한 친구는 경찰에서 최씨가 이혼 후 자녀 양육 문제로 힘들어했고 연예계에서 위상이 추락될까 봐 걱정이 많았으며, 평상시에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사망 전날인 1일에는 CF를 촬영하면서 “내 모습이 예전 같지 않다”며 우울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의문점은=최씨가 최근 왕성하게 활동했다는 점에서 단지 악성루머나 조울증 때문에 갑작스럽게 자살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우선 ‘25억 사채설’ 괴담이 단순히 ‘뜬소문’인지, 아니면 일부 사실인지 소문의 실체에 대해 경찰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아 궁금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안씨 사망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 노원경찰서는 “안씨의 누나와 아내 정선희씨를 조사하면서 최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모든 의혹이 정리되진 않고 있다.

최씨는 또 최근 드라마 성공 이후 CF 촬영과 MC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신작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시즌2 대본을 보며 캐릭터를 분석하는 등 열의를 보였으며, 오는 7일에는 이 드라마 감독, 상대 배우인 탤런트 정준호씨와 저녁식사도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혼 후 두 아이의 성(姓)까지 바꾸며 엄마로서 당찬 모습을 보였던 최씨가 아이들을 남겨둔 채 자살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최씨가 메이크업 담당자에게만 자녀를 부탁한다는 내용으로 자살을 암시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정작 가족에게는 아무런 당부나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도 의문을 낳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별다른 외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자살로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 최씨를 둘러싼 각종 루머를 점검하고, 최씨의 자살 동기가 무엇인지, 최근 행적은 어떠했는지 등을 계속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조울증이란=조울증은 기분이 신나고 흥분된 상태(조증)와 우울하고 가라앉은 상태(울증)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증상을 말한다. 조증의 진단기준은 ▲지나친 자신감 ▲수면욕구 감소 ▲주의집중 저하 ▲과다한 즐거움 등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계속되고 ▲불면이나 수면 과다 ▲피로감이나 기력 상실 ▲가치감 상실이나 지나친 죄책감 등으로 표출된다. 조울증은 뇌에 존재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 도파민, 에피네프린 등의 농도 변화나 기능 이상이 원인으로, 신경전달 물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약물 치료가 우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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