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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무용수, 리허설중 하반신 마비…네티즌, 당국 비난

입력 : 2008-08-14 17:21:12 수정 : 2008-08-14 17: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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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 여성무용수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도중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중국 당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이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유명 여성무용수 류옌(劉岩 ·사진)은 7월 27일 베이징 국가체육장 냐오차오에서 열린 개막식 리허설 도중, 프로그램 ‘실크로드’를 연기하다 3m 높이에서 추락했다. 류옌은 병원으로 후송된 후 6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12번째 척추신경이 손상돼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았다. 1982년생인 류옌은 지난 2001년 전국무용대회 은상부터 2004년 금상까지 당국이 주최하는 각종 무용대회를 휩쓴 중국의 대표 무용수다.

 류옌의 소식이 처음 알려진 건 올림픽 개막식을 이틀 앞둔 지난 6일이었다. 장이머우 총감독은 언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개막식 다음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름은 언급하지 않은 채 한 무용수가 크게 다쳤음을 시인했다. 이후 중국 언론에는 12일에야 리옌의 사건이 보도됐다.

 당시 리허설 진행 중 120대의 구급차가 인근에 대기중이었지만 류옌의 병원 후송은 연출자들의 혼선으로 무려 1시간 이상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류옌의 부상소식을 숨겨온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네티즌들은 ‘정부는 왜 사실을 은폐하는가’, ‘왜 배우들의 안전을 배려하지 않았느냐’며 당국의 처사를 비난했다.

 왕웨이(王偉)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언론에 소식이 알려지자 그제서야 “부상 소식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반신이 마비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둘러댔다. 뒤늦게 장지강 베이징올림픽 부 총감독은 “리옌의 이름을 올림픽 개막식 무용수 리스트에 영원히 올리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에도 6명의 인부가 올림픽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숨진 사실을 숨긴 바 있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블로그 http://www.kimjih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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