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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빼앗긴 문화재 환수전쟁 시동

입력 : 2009-10-21 00:29:16 수정 : 2009-10-21 00: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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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등 주요국 박물관에 매머드급 조사팀 파견
약 1000만점 유출 추정… 반환 압력으로 작용할 듯
◇청나라 원명원 쥐·토끼상
중국의 문화재 반환 전쟁 서막이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프랑스 디자이너 이브생 로랑의 유품 경매에서 중국의 국보급 문화재인 청나라 황실정원 원명원(圓明園)의 토끼, 쥐 석상이 매물로 나온 뒤 불붙은 중국의 해외 문화재 환수 노력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우선 과거 제국주의 시절 약탈된 자국 문화재 100만여점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팀을 해외에 파견할 예정이다. 19일 AFP통신에 따르면 주요 조사대상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 박물관과 전시관이고, 여기에는 영국박물관,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 프랑스 퐁텐블로 박물관 등 유명 박물관도 포함됐다.

조사팀은 이들 박물관의 전시실과 수장고를 샅샅이 뒤져 1860년 영국과 프랑스 군대가 빼앗아간 원명원 유물 등 유출 문화재 실태를 살핀다. 원명원 관리처 천밍제(陳名杰) 주임에 따르면 약 150만점에 달하는 원명원 유물이 47개국 2000여 박물관에 분산·전시돼 있다. 일부 국보급 유물은 개인 소장가의 손에서 수모를 겪고 있다. 원명원에서 약탈된 청나라 건륭(乾隆)제의 옥새가 4월 파리 경매에서 168만유로(29억원)에 낙찰됐고, 건륭제의 옥좌는 최근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약 130억원에 개인에 팔렸다.

◇청나라 건륭제 옥좌
이번 조사작업은 그 자체로 초대형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미 시카고대학 제임스 헤비아 교수(국제 역사학)는 “중국 조사단은 거대한 자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개인 소장품 수만 점은 분류도 안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중국 문화유적협회(CCRA)에 따르면 1840∼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까지 모두 합치면 약 1000만점의 문화재가 해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기초 조사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칭화대 궈다이헝 교수 조사팀은 미 의회도서관과 하버드대학 도서관 등에서 약탈문화재 사진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은 내년에는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을 조사한다.

중국 정부의 매머드급 해외 유물 조사작업에 주요국 문화재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작업이 문화재 반환 운동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조사단은 이번 조사가 해외 문화재 데이터베이스 구축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천 주임은 “이번 작업은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외국 박물관은 없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해외 유출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경매에 참가하거나 외교 압박을 가하는 등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문화재 조사는 중국인의 문화재 환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나온 것”이라며 “(조사가 끝나면) 문화재 환수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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