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韓美 정부 조만간 적절한 조치 취할 것” 한미 양국의 핵심 현안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해 미 의회의 FTA 찬성 의원 숫자가 최근 비준이 가능한 의결정족수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 비준 정족수는 상·하원 재적 과반으로 상원은 51명, 하원은 218명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계류 중인 FTA를 추진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이후 의회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자유무역 지지 성향이 강한 상원은 물론이고 그동안 한미 FTA 비준의 걸림돌이 됐던 하원도 FTA 찬성 의원 숫자가 의결정족수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공화당 의원 178명 중 90% 이상과 민주당 의원 255명 중 2009년 발의된 ‘반무역법안’ 서명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이 한미 FTA에 찬성하고 있다”면서 “지금 투표해도 비준은 가능한 숫자”라고 말했다.
그의 전언대로, 올 들어 미 행정부와 의회의 한미 FTA 기류는 확연히 달라졌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를 문제 삼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후에도 FTA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나 올 국정연설을 계기로 FTA 옹호론으로 돌아섰다. 그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출 증대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그 방안의 하나로 한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자유무역을 강조했다. FTA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FTA 등의 조기 비준을 간접 촉구했다.
미 의회 내에서도 한미 FTA에 미온적이었던 민주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3일 열린 하원 ‘아태 글로벌 환경’ 소위 주최 동아태 현안 청문회에서 민주당 다이앤 왓슨 의원 등은 한미 FTA 성사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청문회에 출석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특별히 시간표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정부는 가까운 장래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주무 부처인 USTR는 지난 1일 ‘한미 FTA의 자동차·쇠고기 부문 이견 해소→미 의회와 FTA 비준 일정 협의’라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론 커크 USTR 대표는 3일 상원 재무위에 출석해 FTA 비준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도 한미 자동차 교역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 관심사는 연내 비준 여부다. 소식통은 “의회의 FTA 비준을 위한 의결정족수가 채워진 만큼 민주당 지도부가 결단하면 한미 간 이견 해소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면서 “연내 처리 여부를 결정지을 최대 변수는 11월 중간선거”라고 말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coolm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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