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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서류들고 총리실 출입
언론에 발각…"본분 망각" 비난
영국 BBC의 마크 톰슨 사장이 총리실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공영방송의 독립성 논란이 일고 있다. 가구당 연간 140파운드(약 26만원)씩 내는 시청료로 운영되는 BBC는 정치권력이나 광고주 등으로부터의 독립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논란은 톰슨 사장이 2일 그가 문건을 들고 총리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불거졌다. 서류에는 총리실과 BBC가 재정적자 감축 보고서 발표에 대한 보도 방향 등을 놓고 사전 협의 중임을 보여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문건은 BBC 뉴스 책임자가 연립정부 공보 책임자와 주고받은 이메일이다.

때마침 톰슨 사장이 중도 우파를 대변하는 ‘스펙테이터’라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BBC가 좌파로 크게 기울어 있다”면서 “(내가 입사했던 3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대의 기자들이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데일리 메일 등 일부 신문들은 이를 놓고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망각한 처사”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BBC는 3일 해명자료를 통해 “BBC의 공정성은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톰슨 사장이 누누이 강조해왔다”면서 “10월에 발표되는 재정적자 감축 보고서 취재에 정부 관계자를 참석시키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방문이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이 있는 BBC가 시청료 삭감을 막기 위해 연립정부와 모종의 정치적 타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윤지로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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