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인건비 편법·과다지급이 33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복리후생비를 편법 조성한 1400억원을 합하면 무려 4700억원을 임직원 근로조건 향상에 무분별하게 쏟아 부은 셈이다. 그 결과 이들 기관의 1인당 인건비는 2003년 4882만원에서 2007년 6411만원으로 31.3%나 상승해 중소기업 평균급여의 2배를 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어떻게‘신이 내린 직장’이 됐는지 알 수 있게 한다.
개인적인 횡령·수재 규모 또한 800억원에 달한다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신용보증기금 간부는 5000만원어치 비상장 주식과 3000만원을 업체에서 받아 챙겼고, 근로복지공사 직원은 공금 15억원을 횡령했다고 한다. 기술신용보증기금 임원들은 업무추진비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뒤 일부를 할인해 현금화했다. 공공기관 임직원이 시중 사기꾼보다 더 저질의 행태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1단계 감사 결과가 이럴진대 준정부기관 70곳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2단계 감사와 하반기에 실시될 지방 공기업 감사 결과가 나오면 얼마나 많은 국고 피해와 비리행태가 드러날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러한 방만·부실 경영은 역대 정부의 낙하산인사에 큰 원인이 있다. 대대적 물갈이를 진행 중인 이명박 정부가 왜 능력 본위로 기관장을 뽑아야 하는지를 감사 결과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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