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볼썽사나운 김도연 장관의 처신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08-05-27 20:55:05 수정 : 2008-05-27 20:55:05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교육과학기술부에 과연 이 나라 교육정책을 이끌 능력과 도덕성이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장·차관을 비롯한 교과부 간부들이 모교에 특별교부금을 지원한 데 이어 자녀 학교까지 찾아가 국비를 퍼준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심한 것은 김도연 장관의 처신이다. 김 장관은 애당초 간부들에게 모교의 나랏돈 지원을 직접 지시한 데 이어 안이한 대응, 간부들의 자녀 학교 방문 은폐, 솔직하지 못한 해명 등 잇따라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과부가 전 직원에게 지난달 내려보낸 ‘학교 현장 방문 독려’ 공문에는 모교와 자녀 학교를 중심으로 방문학교를 선택해 교육정책 등에 대한 반응을 청취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직원들의 참여가 부족하자 김 장관은 이달 초 실·국장 회의에서 간부들의 ‘의무적’ 참여를 독려하고, 특별교부금을 지원하자는 한 국장의 제안을 수용해 그대로 지시했다는 것이다. 국민 혈세인 특별교부금을 주머닛돈인 양 착각한 교과부 간부들의 도덕불감증이 놀랍다. 더욱이 파문이 일자 “과거 정권 때부터의 관례” 운운하며 곧장 거짓 ‘해명자료’까지 냈으니 이게 교과부가 할 짓인가.

김 장관은 현장 방문을 하라는 자신의 지시를 따른 간부 몇몇을 인사조치했다. 사건을 적당히 무마하려는 처사일 뿐 온당치 않다. 장관의 보신을 위한 책임 회피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책임은 부하에게 떠넘기고 영광은 상관이 갖겠다’는 식 아닌가. 이런 자세로는 조직을 통솔할 수 없다. 교육계 수장으로서의 권위와 학자로서의 체통이 서지 않는다. 김 장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번 기회에 특별교부금이 눈먼 돈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 연 1조원이 넘는 큰 액수인데도 세부 사용내역 등을 공개하지 않아 특별교부금은 장관의 ‘쌈짓돈’이라는 지적이 나와서야 될 일인가. 교과부 간부들의 의식 개혁과 투명 행정을 촉구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
  •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
  • 에스파 지젤 '반가운 손인사'
  • VVS 지우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