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인권위 결정은 농촌지역의 교육 현실을 몰각한 것으로 보인다. 순창군은 재정자립도가 극히 열악한 형편인데도 2003년 6월 20억원을 투자해 옥천인재숙을 개원했다. 이유는 관내 교육여건이 안 좋아 우수 학생들이 인근 광주·전북 전주 등지로 빠져나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재숙 설립에 순창군민 83%가 찬성했고 뜻있는 출향인사들도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태 뒷받침하고 있다. 옥천인재숙은 진학성적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2007학년도엔 15년 만에 두 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데 이어 올해는 주요 대학 진학률이 크게 높아졌다. 방과 후 초빙 강사들로부터 학비 없이 보충학습을 한 효과가 컸다. 이를 벤치마킹해 작년 말 현재 10개 공립학원이 전국 농어촌 지역에 세워졌을 정도다.
성균관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의 입시관계자들이 옥천인재숙을 방문해 학생과 학부모 등을 상대로 입학설명회를 연 것은 과거엔 꿈도 꾸지 못한 일이다. 세계화·지방화시대의 지역발전은 얼마나 우수한 창조적 인재가 모이는가에 달려 있다. 옥천인재숙은 여러모로 열악한 조건의 농어촌에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 성공 사례이다. 인권위는 수월성을 무시한 교육관으로는 우리 교육의 경쟁력이 없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매사 ‘평등’의 잣대로만 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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