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동과 관련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 장관의 해임 건의안 국회 부결에도 성난 민심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위생조건 장관 고시 발표 후 촛불시위는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야권에서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에 즈음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국정혁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청계천 광장에 모여든 촛불시위대를 단순히 미국산 소고기 수입 개방에 따른 불만의 표출로만 봐서는 안 된다. 고소영 인사, 강부자 내각에 대한 실망,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 논란 등 민심과 동떨어진 일방통행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집단행동으로 나타난 셈이다.
진단을 정확히 해야 처방이 제대로 나온다. 현 정국은 총체적 난국이다. 청와대, 정부, 당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되는 곳이 없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동과 관련해 정부의 위신과 국민 불신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책임지는 당국자가 없다는 게 될 일인가.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는 등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차제에 도덕성과 자질, 능력 면에서 문제있는 국무위원과 청와대 인사를 과감히 교체하는 인적쇄신도 단행해야 한다. 통합의 정치를 펴야 한다. 야당과는 물론 당내 소통마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어떻게 국민과의 소통이 되겠는가.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와 국가원로를 조속히 만나 정국수습방안을 기탄없이 경청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절차와 과정을 거쳐 국정을 전면 쇄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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