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64주년을 맞아 호주에서 열리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연대집회’에 참석하고 호주 캔버라 의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길 할머니의 호주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두세 차례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의회에서는 아직 결의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길 할머니는 “한국인 피해자의 말이라고 해서 한국의 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며 “편안하고 안정된 나라에도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고 이런 일(위안부)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말로 다시 한 번 설득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이미 팔순의 노구를 이끌고 세계 곳곳에 위안부 피해 상황을 알려 미국과 유럽 연방 의회 등에서 결의안 통과를 이끌어낸 바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지 2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 현지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도 참석했다.
길 할머니는 이 심포지엄에서 “결의안을 채택한 지 2년이 됐지만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다시 한 번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말해 달라”고 촉구했다.
1992년부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수요집회’에 참석한 길 할머니는 12일 호주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도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증언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는 제878차 정기 수요집회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연대집회’라는 이름으로 호주, 미국, 독일 등 각국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현지 시민단체 등의 주도로 열린다.
길 할머니는 “우리가 시위 현장에 나가 있으면 우리만 부끄러운 게 아니라 우리 정부도 부끄러운 것”이라며 “정부가 그것을 깨달아서 고생 좀 그만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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