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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까지 386명 신청… 올 역대 최고치 전망
중앙亞 출신 많아… 인정은 ‘하늘의 별따기’
올 들어 6월까지 한국에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탈레반이 파키스탄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등 지역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난민 문제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16일 난민인권센터가 공개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난민 신청자는 386명이다. 이는 지난해 신청자 수 423명에 근접하는 것으로,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난민 신청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적별로는 파키스탄 신청자가 지난해보다 90명 늘었고, 키르기스스탄 신청자가 82명 증가했다. 이는 탈레반의 세력 확장과 서남·중앙 아시아 지역 분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난민 신청자는 늘고 있지만 정작 난민으로 인정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올해 신청자 중 28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았고 인도적 지위를 획득한 경우는 1명에 그쳤다. 난민인권센터 최원근 사업팀장은 “출입국 사무소에 난민 심사를 담당하는 인력은 고작 3명”이라며 “난민 심사는 본국의 정치 상황과 개인적 상황 등 파악해야 할 것이 많은데 그걸 3명이 하고 있으니 신청자가 적체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부족한 통역 인력도 심사를 지연시키는 이유다. 통역 인력이 대부분 영어 중심이다. 이 때문에 아랍어·미얀마어 등 소수 언어는 통역을 구하기조차 어렵다. 현재 심사 중인 난민신청자 700여명도 대부분 지난해 신청자다.

한국 정부는 1992년 유엔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과 ‘난민 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가입하고, 이듬해 출입국관리법에 난민인정제도를 도입했다. 2001년에 처음 난민을 받아들인 이후 현재까지 총 250여명을 인정했지만 난민에 대한 독자적인 법이 없어 이들을 법의 사각지대로 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난민에 대한 생계비 지원, 취업 지원 등을 담은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은 국회에서 2년째 계류 중이다. 난민 범위와 지원 규모를 놓고 주무부처인 법무부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탓이다.

국내 난민 신청자는 신청 후 1년이 넘어야 취업을 할 수 있고, 생계비도 지원받지 못해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카메룬 출신 A씨도 난민 지원단체 등의 도움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그는 본국으로 추방될 것이 두려워 불법으로 일할 생각도 못한 채 길거리와 PC방 등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다. 최 팀장은 “난민 신청자들은 경제,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평화로운 이미지 때문에 한국을 선택했지만 난민으로 인정 받기도 힘든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heyd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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